제299화
김원우는 정신을 차리고 서현우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음을 알았다.
김원우는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저녁에 얼굴은 비칠 수 있지만 그런 자잘한 것들은 안 할 거야.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한편 박씨 가문.
경원은 사람이 죽은 후 첫 기일을 비교적 중요하게 여겼다.
돌아가신 이가 그날 집으로 돌아온다는 소문이 있었고 의식을 잘 치러야 영혼이 편히 잠들 수 있다고 했다.
송서아는 멀쩡히 살아있는 박유준을 바라보며 기가 막힌다는 생각을 했다.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대체 무슨 염치로 자신의 기일에 참석하겠다는 걸까?
그러고 보니 박서준과 허가윤 대신 아이를 갖기 위해 가짜 죽음을 꾸며낼 수 있는 자이니 그 뻔뻔함이 성벽보다 열 배, 백 배는 두꺼울 터였다.
자신의 기일에 참석하는 일이야 오죽할까.
송서아의 등장에 박씨 가문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저 사람 얼마 전에 아주 유명했던 천재 그래피티 화가 아니야? 박씨 가문에서 쫓겨난 뒤에 늙은 남자를 만나 예물 때문에 몸을 팔았다던데...”
이런 말들은 송서아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렸기에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박씨 가문 사람들이 퍼뜨린 소문임을 알았다.
“차림새가 그럴듯한 걸 보니, 그동안 그림 그려서 돈 꽤나 벌었나 보지?”
“체, 그림을 그려서 번 돈인지, 아니면 다른 수단으로 번 돈인지는 누가 안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터져 나온 웃음소리는 다른 수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암시했고 그저 저속한 농담들일 뿐이었다.
송서아에 대한 비난이 잦아들 무렵 화상을 입은 허가윤이 휠체어에 앉아 박씨 가문의 가정부에게 밀려 나왔다.
박씨 가문 사람들은 허가윤에 대해서도 왈가왈부하고 싶었으나 박씨 가문이 아직 허가윤을 받아들이는 상황이라 감히 함부로 논하지는 못했지만 알 수 없는 시선들만 주고받을 뿐이었다.
허가윤은 검은 마스크로 얼굴의 화상 입은 부분을 가렸으나 눈은 가리지 못했다.
송서아는 허가윤의 눈빛에서 짙은 증오를 읽었다.
그 증오가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면 송서아는 허가윤이 완전히 사람을 잘못 미워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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