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민채원이 소란을 피운 탓에 송씨 가문의 오늘 연회도 이내 끝났다. 차분하게 송씨 가문의 손님들을 배웅한 송서아는 마지막으로 송씨 가문의 친척들과 인사를 나누며 그들의 걱정에 일일이 답했다. 모든 일을 처리하고 나니 송서아의 얼굴에 피로가 가득했다. 침실 밖에는 방금 전 최애라를 돌보던 최경희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네 엄마가 깼으니 나도 이제 돌아가야겠다.” 평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송서아는 온화한 미소를 띠면서 이모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모,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먼 걸음 해주셨는데 이런 일들이 생겨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네요. 결혼 당일에는 꼭 일찍 오세요. 제가 이모를 잘 모실게요.” 눈앞에 어른처럼 당당하게 서 있는 송서아를 본 최경희는 순간에 감개가 무량했다. “박씨 가문에 시집가기 전까지는 그저 귀엽고 순수한 소녀였는데 이제는 네가 어른이 되어 이런 일들을 처리하네, 아이고.” 이모의 얼굴에 슬픈 표정이 스치자 송서아는 동그란 눈을 미세하게 뜨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모, 저는 늙지 않았어요. 저는 지금도 여전히 소녀랍니다!” 그 말에 최경희는 연신 감탄하면서 송서아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흐뭇해했다. “그래그래, 애만 안 낳았으면 다 소녀야. 애 낳는 게 뭐가 대수라고? 우리처럼 평생 소녀로 남는 것보다 더 나은 게 어디 있겠어?” 최경희도 민채원의 그 말을 들었기에 송서아를 이렇게 위로하는 것이었다. 순간 멍해 있던 송서아는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모 말씀이 맞아요.” 최경희는 송서아가 혹시라도 상처를 받을까 봐 계속 말했다. “사람마다 각자의 복이 있는 법이야.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여자가 꼭 애를 낳아야 한다는 법은 없어. 요즘 젊은 부부들도 딩크족이 꽤 많다고 하더라. 유행인가 봐.” 송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이모.” 최경희는 침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엄마 방금 깼는데 지금 상태가 안 좋아. 그래도 항상 똑똑하고 명석하게 살아온 네 엄마이니 네가 좀 더 위로해주면 괜찮을 거야. 왜 그렇게 몸까지 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