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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그쪽에서는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송서아가 최애라에게 휴대폰을 돌려주기도 전에, 김원우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이건 내 번호야.” 김원우의 또렷한 목소리를 들으며 송서아는 생각에 빠졌다. ‘어떻게 내 번호를 알게 된 걸까? 우리는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적이 없는데...’ 하지만 그녀가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김원우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예물 때문에 나에게 전화한 거야?” 송서아는 참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까지 알아맞히다니. 다행이었다. 그녀는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았으니까. 송서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예물이... 너무 많아요.” 자세히 열거하며 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눈짐작으로도 그 가치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 귀한 물건들이었고, 그중 두세 개만 꺼내도 송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물며 거실을 가득 채울 정도였으니. 전화기 너머의 김원우는 꽤 침착했다. “네가 적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걸로 됐어.” 이 말에 송서아는 오히려 더 난처해졌다. ‘예물이 적다니?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는 뜻인데...’ 송서아가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야 할지 망설일 때 김원우가 천천히 말했다. “예물은 단지 김씨 가문에서 너와 송씨 가문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를 나타내는 마음일 뿐이야. 그 외에는 다른 의미가 없어.” 송서아는 김원우의 말에 따라 이어갔다. “송씨 가문도 김씨 가문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만...” 김원우는 찻잔을 쓰다듬으며 폭우가 지나간 후의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딜레마에 빠진 것 같았다. 원래 그는 예물에 대등한 혼수가 필요 없다고 말하려 했지만 말하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이상하게 변해버렸다. 마치 송씨 가문에서 대등한 혼수를 내놓지 않으면 김씨 가문을 소홀히 한다는 뜻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원우는 미간을 찡그리며 한참을 고민한 후에야 겨우 변명거리를 찾았다. “송씨 가문이 김씨 가문을 소중히 여긴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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