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송서아는 여전히 그때 박유준이 비아냥거리던 말투를 기억했다.
“정계의 딸인데 혼수가 겨우 이것뿐이에요?”
박유준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송서아는 당연히 나쁜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자신과 장난치는 것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그녀는 정계의 딸도 아니었다.
혼수 때문에 민채원은 그녀를 은근히 비웃었다. 그녀의 집안은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송서아는 마음이 아팠다. 그녀와 송씨 가문의 사람들은 밖에서 허세를 부리거나 체면을 내세운 적이 없었다. 송정호는 청렴하게 살았고, 송씨 가문은 그저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 불과했다.
다만 박유준이 그때 그녀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계속 위로했다.
그녀는 그때 순진하게도 민채원이 말만 험하게 할 뿐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정이 깊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진정으로 한 사람을 아낀다면 말로든 행동으로든 상처를 주지 않는다.
최애라는 빽빽하게 적힌 예물 목록을 보며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더욱이 줄줄이 들어오는 사람들이 송씨 가문의 거실을 가득 메워가고 있었다. 송서아는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송씨 가문에 발 디딜 틈도 없어질 지경이었다.
그녀는 급히 문 앞을 막아서며 안에 있는 집사를 바라보았다.
“그만 하세요. 이젠 충분해요. 집이 거의 꽉 찼어요.”
집사는 리스트를 보고, 다시 거실에 쌓인 물건들을 바라보았다.
“아가씨, 서두르지 마세요. 다 놓을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을 치밀하게 처리하는 도련님이 어찌 송씨 가문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물건을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송서아는 난감하고 초조해졌다. 이런 예물을 받으면 송씨 가문에서 어떻게 보답해야 한단 말인가?
최애라 역시 긴장해졌다. 최애라는 송서아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아야, 우리 원우에게 전화해야 하지 않을까?”
송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화해야 해요!”
하지만 이 결정을 내리자마자 송서아는 약간 난감해졌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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