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송병재는 의자에 등을 꼿꼿이 붙이고 앉아 목소리에 힘을 주며 떠벌렸다.
“제 연봉은 이제 거의 억 단위에 가깝습니다. 회사에서도 저만큼 중요한 인력은 없는데다가
제 회사의 앞날은 무궁무진하다니까요.”
그의 자부심 어린 말이 김원우의 귀에는 그저 우습게 들릴 따름이었다.
김원우는 여유로운 눈빛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게으른 듯 낮게 말했다.
“아, 그래요? 정말 그렇게 대체 불가하다고요?”
송병재는 어깨를 으쓱하며 우쭐댔다.
“경원시에서 저보다 학력이 좋은 사람은 경력이 부족하고, 경력이 많은 사람은 학력이 안 됩니다.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은 찾아봐도 없죠. 확실히 대체 불가한 존재죠.”
김원우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금방이라도 대체될 것 같은데요.”
차율희는 남편의 자랑을 등에 업고 다시 우쭐대며 김원우를 향해 눈을 치켜떴다.
“요즘 좋은 일자리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그러는 당신은 어디서 일하시죠? 연봉은 또 얼마나 되나요? 뭐, 사실 서아 씨는 돈 많이 안 쓰는 여자니까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몇만 원짜리 옷 입어도 만족할 애니까.”
그 말에 김원우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감히 서아한테 저런 말을 해?’
그의 검은 눈동자가 차율희에게 확 꽂혔다.
말 한마디 없었지만 그 강렬한 시선만으로 차율희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잡아먹힐 것만 같아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멀찍이 앉아 있던 송병재는 그런 눈빛을 보지 못한 채, 계속 스스로의 우월감에 취해 있었다.
“너무 기죽을 필요 없습니다. 누구나 저처럼 체면이 서는 직업을 가질 순 없으니까요. 저처럼 외국 명문대에서 공부한 사람도 흔치 않고 솔직히 학비만 해도 웬만한 집안은 감당 못 하죠.”
허세가 잔뜩 섞인 말에 송서아는 실소가 나왔다.
‘평범한 집안이면서 외국에 나가 공부할 수 있었던 건 아버지가 집을 팔아 학비를 마련해줬기 때문인데 이제 와서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
송서아는 김원우의 팔에 살짝 몸을 기대고는 고개를 숙여 그의 귓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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