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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선우연은 쉴 새 없이 아카데미 안으로 들이닥치는 경호원들을 바라보며, 안에서 간간이 터져 나오는 비명과 살려 달라는 아우성을 들었다. 이제야 이 아카데미라는 괴물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괴성을 지르며, 세상 앞에 그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선우연은 이미 너무 지쳤다. 하늘은 어째서 그녀의 영혼조차 거둬가지 않는 걸까. 이 지옥 같은 장면들보는 대신 차라리 눈을 감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지옥이 따로 있겠는가, 인간 세상의 지옥이 바로 이곳이었다. 배진우는 바닥과 벽에 튄 핏자국들을 바라보며, 마침내 지친 듯 손에 들었던 곤봉을 놓았다. 그는 감시실 문을 잠그게 하고 안에서 계속 들려오는 울부짖음에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그저 선우연과 관련된 모든 영상 기록을 손에 쥔 채, 한 걸음 한 걸음, 지금 가장 가까이 가고 싶지만 또 가장 다가서기 두려운 그 방으로 향했다. 그 방은 선우연이 3년 동안 고통에 갇혀 있던 곳이었다. 그 고통을 그녀에게 안긴 사람이 바로 배진우 본인이었다. 그녀 몸에 새겨진 수많은 상처들. 그 시작이 자신이었음을, 배진우는 뼈저리게 느꼈다. 그 생각이 머릿속을 끊임없이 맴도는 가운데 배진우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밀어 열었다. 방 안은 어둡고 답답했다. 침대 하나, 조그마한 나무 책상, 화장실이 전부였다. 출입문 맞은편에 있는 창문은 아예 열리지도 않았고 그 틈 사이로 스며든 희미한 빛만이 겨우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곰팡내와 핏내가 섞인 듯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그 공기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선우연은 3년을 버텼다. 마치 목과 코를 동시에 죄어오는 듯한 감각에, 배진우는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었고 뜨거운 눈물이 절로 흘러나왔다. 그는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다 침대 옆 흰 벽에서 수없이 그어진 자국들을 발견했다. 마치 손톱으로 벅벅 긁어낸 듯했다. 그 안에는 그의 이름과 뒤엉킨 문장들이 남겨져 있었다. ‘살려줘.’ ‘다시는 사랑하지 않아.’ ‘날 좀 살려줘.’ 삐뚤빼뚤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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