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그때 배진우는 법의학자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급히 사람들을 데리고 선우연의 시신이 놓여 있는 작은 방으로 향하려 했다.
그러나 그 앞을 김미정이 막아섰다.
“진우 씨, 나 할 말이 있어.”
배진우는 별 의심 없이 고개를 돌려 법의학자들에게 말했다.
“먼저...”
“안 돼!”
김미정이 소리치며 배진우의 말을 끊었다.
“시신을 부검하면 이제는 왕생이 어려워져. 그걸 알고도 그렇게 하겠다는 거야?”
뭔가 이상했다. 배진우는 문득 김미정이 계속해서 자신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님과 꽤 많은 얘기를 나눴나 봐.”
이 말을 하자 김미정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 배진우는 더욱더 의심이 들어 그녀를 밀쳐내고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곁의 법의학자들은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그를 따라 뛰었다.
모퉁이를 돌자 작은 방 안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보였다. 짙은 연기가 창문 사이로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고 스님은 마침 배진우와 마주쳤다.
“비켜!”
배진우는 화가 나 스님을 밀쳐내고 문을 걷어차 열었다.
안에서는 건장한 남자들이 불을 더 키우고 있었고 손에 라이터를 들고 있었다.
배진우는 곧장 달려들어 그를 걷어차 라이터를 땅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옆, 바닥에 누워 있는 선우연의 몸에 덮여 있던 천은 이미 불이 붙어 타오르고 있었다. 불길은 점점 번져 안의 피부에 닿기 직전이었다.
배진우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불 속에서 끌어안았다. 불길이 그의 손을 태우고 있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선우연을 방 밖으로 끌어내어 바닥에 눕히고 나서야 자신이 화상을 입은 것을 알아차렸다.
불꽃이 휩쓸던 그 순간, 그의 손 피부는 이미 한 겹 타들어갔고 살갗이 헐고 연기가 피어오르며 타는 냄새가 났다.
“아악!”
늦게 밀려든 고통에 비명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법의학자가 인근 인공 연못에서 물을 퍼와 그의 손에 부었다.
차가운 물이 불을 꺼주자 그제야 조금 안정을 찾았지만, 배진우는 손을 아파할 겨를도 없이 곧장 몸을 낮춰 선우연을 끌어안았다.
“연아, 다친 데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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