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지금의 김미정은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없었다. 그녀는 배진우가 이런 곳을 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극히 폐쇄적이고 황폐한 폐가 마을.
그녀가 있는 곳은 삼면이 벽으로 막혀 있었고 옆에 있는 집조차 굳게 문이 잠겨 있었다.
이 일대는 사람 그림자 하나 없었고 길도 몹시 험했다.
집들은 마치 곧 철거될 듯 낡아 있었고 무너진 담벼락과 먼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배진우는 먼지 하나 아랑곳하지 않은 채 김미정이 벽 모서리에 웅크려 있는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익숙한 듯 옆 구석에서 길이 1미터쯤 되는 빗자루 하나를 꺼냈다.
그는 빗자루를 들고 천천히 다가왔는데 빗자루를 바라보는 눈길엔 묘한 애착이 어렸다.
“여기가 내가 처음으로 연이를 데려와 하루 머물게 했던 곳이야.”
“너처럼 먼지를 견디지 못해서 나한테 제발 데려가 달라며, 이곳의 개들이 무섭다고 울며불며 매달렸지. 그래서 데리고 나갔어.”
“하지만 지금은, 널 여기 두고 가고 싶어.”
그렇게 말하며 배진우는 갑자기 엄지와 검지를 입에 가져가 날카로운 휘파람을 불었다. 그 소리에 이끌려 몇 마리의 늙고 야윈 개들이 몰려왔다.
굶주려 앙상한 그 개들은 김미정을 마치 먹잇감이라도 되는 듯 바라보았다.
“배진우! 미쳤어?”
“그, 그럴 리 없어... 당신은 그렇게 잔인한 사람 아니잖아.”
김미정은 공포에 질려 몸을 움츠리며 발걸음을 뒤로 뺐다. 개들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목소리까지 덜덜 떨고 있었다.
“나는 원래 착한 사람이 아니야.”
그 말과 함께 배진우는 손에 쥔 빗자루의 끝을 잡고 거침없이 내리쳤다. 그의 힘은 맹렬했고 매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어졌다.
특히나 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때렸고 김미정의 다리는 금세 멍투성이에 피줄기가 비쳤다.
본래 연약한 피부를 가진 그녀는 순식간에 울음을 터뜨렸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고통에 찬 그녀는 울부짖었다.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제발, 그만해줘!”
하지만 배진우는 멈추지 않았다. 김미정이 힘이 다 빠져 말을 잇지 못할 때에야 비로소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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