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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박은영은 서연주가 던진 시선을 자연스레 알아챘다. 웃음을 머금은 그녀의 눈빛은 유독 따갑게 느껴졌다. 조각 같은 이목구비에 차가운 기운을 풍기는 유태진은 박은영과 아는 사이도 아닌 듯 무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박은영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을 던졌다. “서연주 씨의 옆에는 이미 호위무사가 있는 모양인데, 심 대표님은 어떤 역할을 맡으신 거예요?” 조롱하는 듯한 박은영의 물음에 화가 치밀어 오른 심해준은 일그러진 얼굴로 서연주를 힐끔 쳐다보았다. “꼬리 흔드는 개지, 뭐.” 심가희는 비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비록 심해준이 그녀의 오빠였지만, 박은영이 모욕당하는 순간 그녀는 언제나 박은영 편이었다. 게다가 이번 일은 심해준이 먼저 도발한 것이 분명했다. 심해준은 더욱 찌푸린 얼굴로 심가희를 노려보며 말했다. “심가희, 말 가려서 해. 난 그저 서연주 씨를 좋게 볼 뿐이야.” 상황을 지켜보던 서연주도 슬쩍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박은영이 당황해하며 쩔쩔맬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심해준과 자신을 엮어 화제를 돌렸다. 물론 그녀도 심해준을 나쁘게 보지는 않았지만, 함께 언급되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유태진을 능가할 남자가 없었으니까. 분위기가 싸늘해졌지만, 박은영은 개의치 않았다. 문득 고개를 들자, 유태진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눈가에 미묘한 웃음이 맴도는 것 같았다. 박은영은 순간 멈칫했다. 자신 때문에 상황이 어색해졌는데도, 유태진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흥미로운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반응에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박은영은 오래 생각하지 않고 심가희의 손을 잡은 채 다른 전시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은영이 떠나자, 서연주는 굳었던 표정을 풀더니, 모든 상황을 느긋하게 구경하고 있던 진승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진승현 씨, 오랜만이네요.” 진승현은 그제야 활짝 웃으며 말했다. “서연주 씨, 유 대표님. 정말 오랫동안 못 뵀네요.” 유태진이 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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