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박은영은 유태진을 본 순간 바로 휴대폰을 거두며 맑은 눈으로 담담히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말을 마친 그녀는 그대로 유태진의 곁을 지나갔다.
단지 예의상 대답했을 뿐 한 마디도 더 보태지 않았다.
유태진은 몸을 돌려 박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눈빛에 담긴 감정은 분명치 않았다.
한편, 하수혁과 윤성빈의 토론도 거의 마무리되려 하고 있었다.
박은영은 더는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았다.
이 지경에 이르러서 계속 거절하는 건 도리어 분수를 모르는 짓으로 보일 터였다.
이 업계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원만하게 처신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 날, 박은영과 하수혁은 티젠과 이한을 대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하수혁이 설명했다.
“티젠은 항공 제조업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이야. 군용기, 여객기, 드론 모두에서 선두권이지. 반면 이한은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이고. 안정성으로만 본다면 티젠이 한 수 위야.”
박은영은 양사의 실적 분석 자료를 검토하고 결국 사안에 따라 판단을 내렸다.
“그럼 티젠으로 합시다. 우리 프로젝트의 기술 요구 수준이 높으니 생산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해요.”
그녀는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며 업무와 사적인 감정을 구분했다.
현재 경운시의 티젠이 최우선 후보였다.
다른 지역 제조업체를 찾을 경우, 비용과 품질 관리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터였다.
하수혁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
“티젠에 통보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은영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그럼 주 대표님 측은 거절하면 될까?”
박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수혁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서연주가 왜 이 프로젝트를 고집하는지 모르겠어. 우회적인 방법으로라도 관여하려 드니... 유태진은 수단과 방법이 많아. 윤성빈도 유태진을 계속 거절하기는 어려울 텐데어느 정도 체면은 봐줘야 해.”
그들은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티젠이 항공 제조 최적의 선택이고, 겉보기엔 티젠과 이한 중 티젠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이 제조업체 선정이 유태진이 서연주를 위해 꾸민 일임을.
비록 티젠이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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