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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출구 앞에 검은색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유태진은 차에 기대서 출구 쪽을 바라보다가 박은영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그녀의 뒤에 있는 서연주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서연주는 환하게 웃더니 재빨리 그에게로 달려갔다. 하수혁이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미리 상강에 와서 서연주를 마중하려던 거였네.” ‘그렇게 죽고 못 살 사이면 빨리 결혼하지 그래?’ 박은영은 두 사람을 외면한 채 앞으로 걸어갔다. 공항에서 나온 진승현은 유태진과 서연주가 같이 서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 “유 대표님도 올 줄 몰랐어요.” 그는 서연주를 힐끗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아마 연주 씨 곁에 있어 주려고 온 거겠지.’ 서연주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어제 태진 씨는 회의가 있어서 이곳에 와있었어요. 연합 연구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겠대요.” 진승현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태진이 모든 일정을 밀어두고 서연주의 곁을 지켰다. 그들은 진승현이 생각했던 것보다 서로를 더 사랑하고 있었다. 박은영은 그쪽의 분위기가 어떠하든 상관하지 않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연구 기지에서 보낸 차를 타고 호텔까지 갈 수 있었다. 각 회사의 대표와 엔지니어들이 차에 올라탔다. 이때 책임자가 다가오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다른 차 한 대가 오는 길에 사고가 났어요. 그리고 이미 도착한 차에는 남는 자리가 없고요.” 박은영은 택시를 타도 된다고 생각했다. 책임자는 유태진이 서 있는 쪽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유 대표님,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하 대표님과 일행을 데리고 기지로 가줄 수 있나요?” 그 말에 서연주의 눈빛이 급격히 흔들렸다. 유태진과 진승현이 차를 운전했지만 진승현의 차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탄 상황이었다. 박은영은 유태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갑게 말했다.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쓰지 마세요.” 서연주는 박은영을 힐끗 쳐다보았다. 진승현은 이 상황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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