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다음 날, 유나연은 오전 수업이 끝난 후 습관적으로 신혼집에 들렀다. 배가 너무 고팠던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박은영을 불렀다.
“박은영.”
그런데 나온 사람은 도우미였다. 도우미가 유나연의 가방을 받으면서 말했다.
“아가씨, 사모님 집에 안 계세요.”
유나연은 뜻밖이라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이 시간이면 밥 다 해놓고 기다리지 않았어요?”
박은영이 유태진에게 점심을 갖다 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 집이 로열 그룹과 매우 가까워서 박은영은 매일 출근 전에 미리 재료를 준비해놓고 점심시간에 재빨리 돌아와 밥을 한 후 조기현에게 부탁하여 유태진에게 갖다 주게 했다.
유태진이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도 박은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유나연이 온 건 박은영이 만든 밥을 먹고 싶어서였다. 박은영이 다른 건 몰라도 학습 능력이 뛰어나서 음식을 아주 맛있게 했다.
그런데 먹을 거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유나연은 기분이 갑자기 확 다운되었다.
‘요즘 박은영이 점점 막 나가는 것 같은데?’
도우미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늘 온화하고 현모양처였던 사모님이 왜 갑자기 집에도 들어오지 않으시지? 예전에는 대표님을 위해 출장도 가지 않으셨는데.’
유나연은 사실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제 서연주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났다는 걸 듣고 오늘 휴가를 내서 보러 가려 했다. 하지만 빈손으로 갈 수도 없었다.
환자는 속을 편안하게 하고 기력을 보충하는 음식을 먹어야 했다. 그런데 직접 만들 줄은 모르고 그렇다고 사 가는 건 성의가 없어 보여 저도 모르게 박은영이 떠올랐다.
박은영이 요리를 잘하기에 그녀에게 부탁하면 되었다.
유나연은 소파에 털썩 앉아 박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박은영은 하수혁과 막 회의를 끝낸 참이었다. 드론 분야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 그녀는 시스템 측면에서 최적화 작업을 시작하려고 했다.
구내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시간도 아까워 하수혁에게 부탁해 가져다 달라고 했다. 유나연에게서 전화가 온 걸 보고는 망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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