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화
이 말에 당황한 박은영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혼 문제에 조금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박은영은 비록 유태진과의 연락을 원치 않았지만 더 먼 앞을 내다봐야 했다.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괜찮다면요.”
검은 눈동자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내뿜으며 박은영을 바라본 유태진은 무심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네 마음대로 해.”
이 말에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박은영은 어딘가 모르게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유태진의 새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받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이 됐다.
유태진 역시 무심결에 휴대폰에서 박은영의 통화 기록을 확인했지만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박은영은 무심결에 시간을 확인했다.
오늘은 그냥 본가에 들러보는 거였고 할머니도 주무시니 더 머물 생각이 없었기에 할머니가 준 시계 상자를 들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뒤돌아섰을 때 유태진이 손으로 그녀의 팔을 살짝 잡았다.
“잠깐.”
뒤에서 들리는 유태진의 목소리에 박은영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돌아보았다.
순간이었지만 유태진은 박은영의 눈에서 거부감을 캐치하고 손을 놓았다.
“난 여기서 안 잘 거니까 괜히 늦은 밤에 가느라 고생하지 말고 여기서 편히 하룻밤 묵고 가.”
이 말은 박은영이 같은 공간에 머무는 걸 꺼려한다는 점을 고려한 듯했다.
지난번에 박은영이 거의 밤 11시가 다 되어서도 꼭 가려 했었기 때문이다.
유태진이 한 걸음 물러나더니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
“밤길 위험하니까.”
말을 마친 뒤 전혀 망설임이 없이 박은영을 스쳐 자리를 떴다.
박은영은 정말로 같은 공간에서 자는 걸 걱정했었다.
이혼 후에도 유태진과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걸 원치 않았는데 오히려 유태진이 먼저 떠나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얼마 후 뒤늦게서야 목걸이 영수증을 달라고 하는 걸 깜빡했음을 깨닫고는 미간을 문지르며 기회가 되면 다시 물어보기로 했다.
이혼 절차 시 유태진과 연락이 확실히 가능해진 것만 확인했으니 나머지는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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