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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권이준이 천천히 걸어오더니 진승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웃었다. “네가 여자랑 말싸움하는 취미가 있는 줄 몰랐네.” 진승현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반박했다. “말싸움이라니, 내가 일방적으로 욕먹은 거나 다름없었어. 그 여자는 자신이 잘못한 줄도 모르잖아. 당당한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알아?” 권이준이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말했다. “너 박은영과 친해?” 진승현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박은영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아. 생긴 건 예쁜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 권이준이 자리에 멈춰서더니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 “박은영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아무도 몰라. 어찌 되었든 너랑 상관없는 일인데 왜 나서는 거지?” 진승현이 입을 다문 채 멍하니 서 있더니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권이준이 그의 어깨를 가볍게 치면서 말했다. “고모부도 곧 오실 테니 정원으로 와.” 진승현은 이제야 진기철도 온다는 것이 생각났다. 권이준이 아니라 진기철이 그와 박은영이 말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혼낼 것이다. 한편, 박은영은 천천히 정원 안으로 걸어갔다. 석양이 하늘을 붉게 물들였고 정원에 있는 조명이 하나둘 켜졌다. 하수혁은 그녀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걸어오면서 말했다. “군사 위원회의 사람들이 도착했어.” 그 말에 박은영은 고개를 돌렸다. 진기철은 모여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진기철은 그녀가 디자인한 U.N2 무인 공격기를 마음에 들어 했고 표창장을 발급했다. 그래서 박은영은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수혁이 그녀를 향해 말했다. “가서 그분께 인사드려.” 진기철은 조금 전에 권동우와 얘기를 나누었다. 하수혁을 발견한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수혁 씨의 아버지는 오늘 안 오셨나 봐요.” 하수혁이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버지는 연구소에 일이 있어서 오지 못했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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