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화
유태진은 베개를 등 뒤에 놓고 기대 있었다. 이금희가 아무리 화를 내도 별 반응이 없었다.
“할머니, 이러다가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니 진정하세요.”
이금희는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말 돌리려고 하지 마. 내 말에 확실하게 대답하란 말이야.”
그녀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말을 이었다.
“설마 너 그 서연주라는 여자랑 진짜 그런 사이야?”
유태진은 피를 많이 흘려서 그런지 입술이 하얘졌다. 낯빛이 창백했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
그가 조용히 쳐다보자 이금희는 머리가 아팠다.
그녀는 비틀거리더니 심호흡하면서 말했다.
“너랑 그 여자가 무슨 사이인지 은영도 알고 있어? 네가 대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 은영이 속상해하면 내가 직접 처리할 거야.”
유태진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말했다.
“은영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이금희가 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그는 이금희의 성격을 잘 알기에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할머니, 이건 우리 두 사람의 일이에요. 상관하지 않으셔도 돼요.”
“너 정말...”
이금희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태진아, 나는 네가 배은망덕한 놈이 아니길 바란다. 은영은 너무 착한 아이야. 다른 놈은 몰라도 네가 그러면 안 되지.”
“알겠어요.”
유태진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할머니가 그렇게 아끼시는데 제가 어떻게 은영을 괴롭히겠어요.”
이금희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유태진의 말 대로 부부 사이의 일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면 안 되었다.
그녀는 지금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다친 곳은 계속 아파?”
이금희는 그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랐었다. 유태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별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나저나 은영은 어디에 갔어?”
이금희는 박은영이 그의 곁을 지키다가 잠깐 나간 줄 알았다. 유태진은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조금 전에 물건을 사러 나갔어요.”
이금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의 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기에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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