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유태진은 박은영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은영은 그의 눈빛에서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
병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은 것 같았다. 박은영은 이미 할 말을 다 했기에 더 이상 남아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서연주를 무시한 채 병실 밖으로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서연주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박은영이 도대체 왜 여기에 온 거지? 또 무슨 짓을 벌이려고...’
그녀는 박은영이 무슨 생각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유태진이 권씨 가문 저택에서 박은영을 구해줘서 오해했다고 생각했다.
‘박은영은 태진 씨가 여지를 준 것이라고 오해한 거야. 아직도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이렇게 멍청한 여자가 또 어디에 있을까?’
서연주는 박은영처럼 착각 속에서 사는 여자를 제일 싫어했다. 하수혁과 분명 그렇고 그런 사이면서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그녀는 박은영이 유태진을 더 마음에 들어 했다고 여겼다. 하지만 캐물어도 소용없었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굴었다.
서연주는 침대맡으로 가서 책상 위에 놓인 편의점 음식을 쓰레기통 안에 던졌다.
그러고는 따뜻한 물을 떠주면서 말했다.
“태진 씨, 물 좀 마셔요.”
유태진은 서연주가 던진 음식에 눈길을 주지 않고 물컵을 받았다. 서연주는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그녀는 박은영이 유태진 인생의 오점이고 부담이 되는 짐 덩어리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3년 동안 그와 같이 지낸 박은영이 알게 된 지 몇 달밖에 안 된 서연주한테 질 리 없었다.
유태진이 서연주에게 주는 사랑은 박은영이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것이었다.
오늘 박은영은 집으로 돌아가 쉬려고 했다. 병원에서 나온 그녀는 집에 가서 하수혁과 영상 통화했다.
어제 권씨 가문 저택에서 일어난 드론 사건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업계에서 드론의 디자인에 따라 장단점이 분명했다. 또한 드론 조종사의 실력 문제도 있었기에 드론 사건은 큰 교훈을 주었다.
두 사람은 기술과 안전 문제를 1시간 토론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