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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박은영은 집으로 돌아가서 가방 안의 서류를 전부 꺼냈다. 제일 먼저 집어 든 것은 티젠 컴퍼니 주식 양도 계약서였다. 유태진은 재산을 분할할 때 이미 많은 돈을 주었다. 그 계약서 하나로 그녀는 매년 수천억씩 받을 것이다. 그녀가 일을 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살 돈이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티젠 컴퍼니의 주식과 경영권을 주었다. 박은영은 유태진이 그녀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서류와 합의서를 잘 정리해서 서랍 안에 넣어두었다. 이때 그녀는 서랍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이모할머니의 손주가 백일 잔치를 할 때 그녀와 유태진에게 준 선물이었다. 박은영은 이혼해서 홀가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편이 아팠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배를 매만졌다. 두 달 후에 자궁을 적출하면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수술받기로 했으니 물러설 수 없었다. 그녀는 아이를 낳길 바라는 축복이 담긴 선물을 만지작거렸다. 그러고는 서류와 같이 서랍 안에 넣어두었다. 그녀가 단톡방에서 이혼 증명서를 받았다고 하자 심가희는 연속 열 몇 개의 축하 문자를 보냈다. 얼마 후, 하수혁이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 은영이 새로운 삶을 맞이하는 걸 축하해야지.] 박은영은 알겠다고 대답한 후에 누워서 쉬고 있었다. 약속한 시간이 다 되자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김정한이 알려준 카페로 향했다. 김정한이 카페 주소를 알려주면서 말했다. [급하지 않으니까 천천히 오세요. 성격이 좋은 친구라서 말이 잘 통할 거예요. 오늘은 일단 얘기만 나누고 나중에 결정해요.] 그 카페는 쇼핑몰 근처에 있었다. 박은영은 그에게 고맙다고 한 뒤에 차에 올라탔다. 박태욱의 상황이 복잡해서 상대가 거절할 수도 있었다. 박은영이 차에서 내리자 문 앞에서 기다리던 김정한과 마주쳤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면서 물었다. “왜 밖에 서 있어요?” 김정한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바람 쐬고 있었어요. 같이 들어가요.” 박은영은 그를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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