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화
권이준은 박은영을 발견하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박은영은 곧장 차 문을 열었고 권이준은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올라탔는데 훈련된 사람 특유의 날렵함이 묻어났다.
박은영은 그 점을 눈치챘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그저 백미러를 힐끗 본 뒤, 기어를 바꾸고 곧장 액셀을 밟았다.
이 병원과 주변 도로 사정은 그녀에게 너무 익숙했다.
지난 2년 동안 수도 없이 다닌 길이었기에 핸들을 돌리자마자 차는 곧장 속도를 높이며 빠져나갔다.
권이준은 저도 모르게 곁눈질로 박은영을 힐끔거리며 바라봤다.
고운 얼굴엔 거의 아무 표정이 없었고 뒤차가 추격해도 놀람 없이 차분히 도로 흐름을 살피며 순식간에 꼬리를 떼어냈다.
잠시 후, 박은영은 인근 상업지구로 차를 몰았다.
그곳은 사람과 차량이 뒤엉킨 곳이었다.
“제가 신세를 졌습니다.”
권이준은 뒤를 확인한 뒤, 박은영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박은영은 태연하게 고개를 저으며 곧바로 물었다.
“아까 무슨 일이었죠?”
그 차량은 권이준을 쫓을 때, 섬뜩할 만큼 살기를 뿜어냈다.
누가 봐도 평범한 일이 아니었다.
권이준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분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마 저한테 조금 앙금이 있는 사람들일 겁니다.”
“그래요?”
박은영은 권이준이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걸 금세 알아차렸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겁은 안 나셨어요?”
곧 권이준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평소 차분하고 온화해 보이는 여자가 방금 전에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으니 정말 놀라웠다.
“겁나요.”
박은영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러자 권이준의 눈빛이 조금 흔들리더니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저를 도운 겁니까?”
박은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담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냥 도운 건 아니고 권이준 씨한테 제 삼촌 치료 방안을 부탁드리고 싶어서요.”
그녀는 돌려 말하거나 가식 없이 지나치게 직설적이게 말을 내뱉었다.
그래서일까, 권이준은 잠시 당황하는 것 같았다.
몇 초 뒤, 그는 상황을 대충 파악하고 물었다.
“지난번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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