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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박은영은 서연주의 굳어진 표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 심가희는 바보 같은 오빠를 보니 괜히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일부러 차를 세게 밟아 배기가스를 한바탕 뿜어내고는 유유히 떠났다. 이 일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혔다. 서연주는 고개를 숙인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오늘 연 화려한 전시회가 박은영을 자극한 탓에 그녀가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완전 허세가 가득해. 이 전공이 배우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배울 수 있고 시험 보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합격할 수 있는 줄 아나? 무슨 시장에서 채소 고르는 것도 아니고.’ 정하늘은 혀를 차며 서연주를 바라보았다. “뭔가 억지로 시비 걸린 것 같은데, 연주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서연주는 그제야 유태진 옆으로 다가와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배움에 뜻이 있는 건 좋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큰소리를 친 건, 만약 실패했을 때의 난처함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죠. 솔직히 상당히 비이성적이에요.” 그녀는 이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본질적으로는 경멸에 가까운 태도였다. 하지만 잠시 정하늘을 보고 물었다. “박은영 씨, 예전에도 이렇게 허황한 걸 좋아했어요?” 정하늘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는 무심하게 눈을 내리깔고 무슨 생각에 잠긴 듯한 유태진을 힐끗 보았다. 유태진은 애초에 이번 소동 자체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박은영이 떠나는 쪽을 한 번도 보지 않았고 반응조차 없었다. 그 역시 박은영의 말을 비웃고 있는 게 분명했다. 예전의 박은영은 조용하고 모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오늘은 그도 조금은 충동적이라고 느꼈다. ‘앞으로 이 일을 어떻게 마무리하려는 걸까?’ 결과야 굳이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는 아예 화제를 바꿨다. “아까 진 대표님 사람들도 초대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오늘 안 왔네요.” 서연주는 잠시 멈칫했다. “네, 갑자기 출장을 가게 됐다고 했어요. 대신 축하는 보내왔고요.” 그리고 또 다른 사람, 배서훈. 그에게도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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