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화
박은영은 나혜주의 오래된 저택으로 돌아왔다.
나혜주의 상태는 좋아 보였고 정신도 말짱한 채 몇 가지 요리도 해줬다.
전부 박은영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박은영이 얘기하는 동안, 식탁 위 접시는 이미 작은 산처럼 쌓였다.
박은영은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비록 요즘 입맛이 많이 떨어졌지만 나혜주의 정성을 저버릴 수 없어 조금씩 최대한 먹어주었다.
식사 후에는 나혜주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대로 하룻밤 묵기로 했다.
박은영은 최근에 봐야 할 책을 꺼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해야 할 일에는 전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박은영은 일을 차근차근 계획적으로 처리했고 공부 효율도 높았다.
틈이 나면 논문을 다듬었고 하태민도 틈틈이 그녀의 진도를 점검했다.
박은영은 더더욱 방심할 수 없었다.
재난 구조 프로젝트의 기획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박은영은 여가 시간마저 전부 쥐어짜듯 사용했다.
월요일.
박은영이 막 기계 구조 설계 논의를 마쳤을 때, 심가희가 박은영의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차가운 탄산수를 하나 꺼내더니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벌컥벌컥 반병을 비우고서야 화가 좀 풀린 듯했다.
“어제 주말에 어떤 연회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내가 누구를 봤는지 알아? 서연주랑 걔 엄마. 요즘 벌써 파티며 사교 모임에 드나들면서 완전히 상류층 대접을 받더라니까!”
박은영은 펜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았다.
“괜히 문제 일으킨 건 아니지?”
심가희는 손가락으로 자기 얼굴을 가리켰다.
“나 엄청 침착했어. 다만 유태진 이 남자 진짜 치밀하더라. 허윤정 개인전을 열어주고 업계 거물들을 직접 초대해서 지금은 아예 서씨 가문을 명문가 반열에 올려놨잖아.”
그녀는 이어서 자선 단체 공식 계정을 보여주었다.
이번 허윤정의 개인전에서는 그림 열 점을 판매해 총 10억이 넘었고 전액을 기부했다고 했다.
박은영은 한 번 보고 시선을 거두었다.
허윤정이 기회를 잘 이용해 자신의 시장 가치를 높이는 법을 아는 사람임을 인정했다.
“그 사람, 그림을 개인적으로도 팔아?”
“아니.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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