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5화

박성태가 비엔의 아래층 로비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안희서는 눈꺼풀조차 들지 않았다. 홍인 그룹의 동향은 어느 정도 소문이 돌았었다. 박성태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고 드론 생산 체인에 들어가려면 그녀의 새로운 비행 제어 시스템에 의존해야 했다. 하도현은 깔끔하게 비서에게 명령했다. “박 대표한테 내가 자리에 없다고 말씀드리고 돌아가라고 해요.” 그는 박성태가 안희서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는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비엔도 그런 사람과는 협력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안희서는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 비서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던 박성태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박 대표님, 마침 저희 하 대표님께서 외출하셨습니다. 헛걸음하셨네요.” “언제쯤 돌아오시나요?” 박성태는 미간을 찌푸렸다. “글쎄요. 죄송합니다.” 비서는 표정 한번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박성태도 눈치가 있으니 비엔의 입장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비엔이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이러는 것이 아니라 그럴싸한 핑계라도 댔을 것이다. 박성태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할 때 뒤에서 서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 대표님?” 고개를 돌리던 박성태는 서지아를 보고 나서야 얼굴이 조금 환해졌다. “서 대표님도 비행 제어 시스템 특허 때문에 온 겁니까?” 서지아는 아주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맞아요. 비엔은 업계의 발전을 촉진했고 이 시스템은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녀는 아직 떠나지 않은 비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하 대표님께 전해주실래요? 잠깐 뵙고 싶다고요.” 비서는 서지아를 보고 좋은 마음에서 건의했다. “하 대표님께서는 자리에 안 계십니다. 안 대표님은 위층에 계시는데 안 대표님과 약속 잡으시는 건 어떠한가요?” 그 말에 서지아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찡그렸고 표정이 날카로워졌다. 하 대표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희서한테 부탁이라도 해야 한다는 뜻인가? ‘안희서, 수완이 좋군.’ ‘날 모욕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