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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유태진과 결혼하게 된 건 여러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박은영이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하자 하수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물 사 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그녀는 거의 다 맞은 링거를 뽑으려고 간호사를 불렀다. 하지만 현재 응급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침대에서 내려와 몇 걸음 걸었지만 한가한 간호사가 없어 잠시 벽에 기대어 쉬었다. 옆에서 사람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야, 방금 내가 누굴 봤는지 알아? 로열 그룹의 유 대표를 봤어. 아주 헐레벌떡 병원에 왔더라고.” 박은영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유태진이 병원에 왔다고? 혹시 날 보러?’ 박은영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신경 쓴 적이 없었으니까. 곧이어 두 여자가 또 말했다. “유 대표가 엄청 예쁜 여자랑 같이 왔는데 그 여자를 얼마나 다정하게 챙기던지.” ‘역시.’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 실망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곧 남남이 될 텐데. “이건 비밀인데 아무래도 산부인과 검진받으러 온 것 같더라...” 여자가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서연주 때문에 온 걸 안다 해도 산부인과 검진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박은영은 곧 기능을 잃을 자궁 부위를 어루만졌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 가슴을 조여 오는 고통에 어떤 일이든 마음을 비운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아픈 사람이 왜 함부로 돌아다녀?” 뒤에서 남자의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은영이 고개를 돌아보니 뜻밖에도 주도영이었다. 주도영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그녀를 보고 있었는데 조금 전 옆에 있던 여자들이 수군거리는 얘기를 얼마나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박은영이 마른 침을 삼켰다. “여긴 어쩐 일이야?” 주도영이 답했다. “어떤 사람이 네가 쓰러졌다면서 주민등록증이랑 의료 보험 카드가 필요하다고 전화 왔더라.” 박은영은 그제야 아주 오래전에 주도영이 그녀의 휴대폰으로 그의 번호를 긴급 연락처로 설정해놓았던 게 생각났다. 언제든 그녀가 필요할 때면 가장 먼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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