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유태진의 눈빛이 무심하기 그지없었다. 그녀가 아파하는 모습을 뻔히 보면서도 그 어떤 걱정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결혼한 3년 동안 매일 얼굴을 보며 함께 지냈다. 심지어 고양이나 강아지와 3년을 함께해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서연주의 일에만 신경 썼고 박은영이 죽든 말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박은영은 무의식적으로 서연주의 배를 쳐다봤다가 주도영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피했다.
주도영은 유태진 일행을 발견하고 박은영을 슬쩍 본 후에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어디 편찮으신가요?”
유태진이 고개를 들었다.
“내가 아니라 연주요.”
주도영은 조금 전 들었던 말이 생각나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혹시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요? 산부인과 검진이라고 들었는데.”
서연주는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유태진과 눈빛을 주고받고는 부드럽게 웃었다.
유태진이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주 대표님, 그런 말씀을 함부로 하시면 연주한테 좋지 않습니다.”
박은영은 링거 때문에 부어오른 손등을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유태진은 어릴 때부터 영국식 엘리트 교육을 받아 우아하고 신사적이었다. 냉정한 성격인데도 겉으로는 그럭저럭 체면치레 했고 진심이 어떻든 상관없었다.
하지만 서연주에 관한 일이라면 많은 것을 고려하고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오해였군요.”
주도영은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
“네. 연주가 손등을 데어서 의사한테 약 좀 발라 달라고 하려고요.”
유태진이 느긋하게 말했다.
박은영은 그제야 서연주의 손등을 자세히 보았다. 희고 가늘었으며 흉터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상처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였지만 유태진은 지나치게 걱정하면서 병원까지 데리고 왔다.
반면 그녀가 눈앞에서 쓰러졌을 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아무리 매달려봤자 상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서연주는 주도영에게 우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 의사한테 가볼 테니까 두 분 얘기 나누세요.”
그녀는 박은영과 대화하지 않았다. 시종일관 부드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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