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화
박은영은 분명 기록이 남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 사실을 들은 하태민도 놀라기는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쨌든 해결책은 있는 셈이니까.
박은영의 능력은 이 정도 위기로 흔들릴 리 없었다.
그날, 박은영과 하수혁은 서재에서 반나절 넘게 머물렀다.
그들은 두 대의 컴퓨터를 켜놓고 저장 폴더와 데이터베이스를 샅샅이 뒤졌고 그 사이 심가희도 여러 번 전화를 걸어왔다.
일부 회사들이 상양 쪽으로 기울어 책임은 비전에게 있다는 명분으로 비전과의 계약을 끊겠다고 한 것이다.
박은영은 단호했다.
“계약 해지해. 하지만 앞으로는 비전 협력 명단에서 그 회사는 영구 제외되는 거야.”
하수혁 역시 동의했다.
상인들이 이익 따라 움직이는 건 본성일지라도 너무 일찍 편을 갈라버리는 건 결국 자기 목을 죄는 짓이었다.
이튿날 아침, 하수혁이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찾았다!”
어지러움에 눈앞이 아찔했던 박은영은 손짓해 컴퓨터를 자기 쪽으로 밀어 달라 했다.
확인해 보니, 5년 전 만들어둔 폴더 안에서 보다 정교하고 수준 높은 원고 파일이 발견된 것이다.
박은영은 무표정하게 중얼거렸다.
“이제 되갚아 줄 때가 됐네.”
서연주도 곧 비전이 계약을 해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손에 든 자료 파일을 계속 넘겼다.
벌써 사흘째였다. 비전은 여전히 직접적인 해명이나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치명타를 피하기 어렵다는 걸 서연주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서 대표님, 유 대표님하고 정 대표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비서가 들어와 알렸다.
서연주는 미소 지으며 일어나, 들어오는 유태진을 향해 다가갔다.
“하늘 씨가 식사 약속을 했는데 관리 문제 때문에 막혀서 태진 씨한테 물어봐야겠다 싶었어요. 너무 번거롭게 한 건 아니죠?”
그녀는 바쁘게 일하는 와중 모르는 부분이 많았고 유태진은 언제나 성심껏 도와주었다.
어쩌면 그래서 이금희도 직접 그녀를 찾아왔던 걸 것이다. 유태진이 그녀에게 얼마나 마음을 쏟는지 뻔히 보였으니까.
유태진이 잠깐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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