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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이에 심해준은 무심결에 입을 열려 했으나, 정하늘이 불쑥 그의 팔을 붙잡으며,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심 대표, 박은영 씨는 유 대표 부인이야. 우리는 가만히 있자.” 정하늘의 말을 들은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금세 얼굴을 굳히며 낮게 쏘아붙였다. “정 대표, 박은영 씨가 연주 씨 괴롭히는 거 못봤어? 뭐가 됐든 이건 연주 씨가 주최한 장소잖아. 박은영 씨가 너무 필터링이 없이 말한다고 생각 안해?” 이에 정하늘은 어깨를 으쓱하고 턱을 까딱 들어 다른 쪽을 가리켰다. “뭐 어때. 남편도 가만히 있는데. 심 대표야말로 무작정 끼어들지마.” 이 말을 들은 심해준은 잠시 멍해졌다가 무의식적으로 유태진 쪽을 쳐다보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으나 끝내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서연주는 여전히 오늘 박은영이 온 이유가 자신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이미 오래 지난 일을 굳이 또 들추며 따질 필요 없으니까. 결국은 자신이 내놓은 조건이 상대방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다. 어쩌면 박은영의 최종 목표는 자신을 유태진의 곁에서 몰아내는 것일 수도 있었다. 서연주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히더니, 비웃음 어린 눈빛으로 박은영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박은영 씨, 너무 빨리 큰소리 치는 거 아니에요? 만약 제가 내놓은 조건이 별로였다면 더 더할게요. 박은영 씨가 거래할 생각만 있다면 중요한 프로젝트를 알려드릴 수도 있어요. 국가 연구 인재 선발과 관련된 건인데, 상부의 핵심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는 거예요. 그 기회, 당신이라면 꽤 탐낼 거 같은데, 아닌가요?” 만약 하태민이 먼저 박은영에게 이 사실을 얘기 했다면 불리할 수도 있겠지만 박은영은 지금 이 일을 아직 모를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말을 꺼내어 딜을 한다면 그녀에게 유리했다. 이 말을 들은 박은영은 그제야 서연주를 향해 눈길을 보냈다. 서연주가 제대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녀는 상대방이 무슨 의미로 이 말을 꺼낸 건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박은영은 곧 무심결에 시선을 옮겨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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