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3화
서연주의 동공이 순식간에 좁혀졌다.
과거 축하연에서 자신이 박은영에게 던졌던 말이 이제는 고스란히 자기 얼굴에 내리쳐지는 듯했다.
목이 막혀 숨조차 가쁘게 몰아쉬며 본능적으로 살길을 찾아 헤매던 서연주의 시선은 결국 유태진에게 향했다.
유태진은 박은영을 바라보다가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박 대표님께서 이미 결정을 내리셨으니 잘못을 저지른 쪽이 서연주 씨라는 데 이견은 없겠죠.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합시다.”
그 한마디에 서연주의 가슴은 크게 요동쳤지만 전혀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
박은영은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 유태진의 지분 대리 계약은 박은영에게 우연히 쥐어진 칼날이었고 손에 든 무기를 굳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허윤정과 서연주, 이 모녀는 수년간 남의 피를 빨아온 존재였다.
악행을 일삼은 자가 어찌 선한 결말을 바라겠는가.
오늘 박은영이 한 모든 일은 합법적이고 정당했다.
결국 한마디로 정리되었다.
“이건 자업자득이자 스스로 무덤을 판 거죠. 누구도 억지로 서연주 씨를 몰아붙인 적 없습니다.”
그 말을 남긴 박은영은 몸을 돌려 문 쪽으로 향했다.
정하늘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은영이 이토록 강경하고 냉혹한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눈길은 결국 유태진에게 오래 머물렀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파문이 일었다.
서연주는 호흡이 거칠게 떨렸고 박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억눌러온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자신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던 대표의 지위는 허망한 거품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얼굴빛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었고, 하이힐을 꿰차는 소리가 바닥을 세차게 울렸다.
순식간에 다가간 서연주는 박은영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고는 강하게 끌어당겼다.
곧바로 다른 손을 치켜들어 박은영의 뺨을 후려치려 했다.
바로 옆에 있던 하수혁이 그 모습을 눈치채자 얼굴빛이 싸늘하게 변했고 재빨리 손을 들어서 막아내더니 거칠게 서연주를 밀쳐냈다.
“네가 무슨 낯짝으로 손을 들어?”
하수혁의 눈빛은 서리처럼 차갑게 가라앉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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