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8화
그 말에 정하늘은 눈치를 챘다.
“도망쳤다고? 잠깐, 그건 말이 안 되잖아. 세상에 어느 남편이 아내 데리고 같이 도망가냐고?”
이금희는 황당해서 웃음만 나왔다.
“그래서, 태진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래?”
이효정과 나혜주는 동시에 집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결혼식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10분... 시계 속 초침이 째깍째깍 흘러갔다.
집사는 식은땀을 훔치며 더듬거렸다.
“대표님께서... 하객들은 그대로 자리 잡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거라고...”
잠시, 공기가 멎은 듯한 정적이 흘렀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불안감이 팽팽하게 감돌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신랑 신부가 사라진 결혼식, 그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놈은 대체 어디로 간 건지...’
뒤섞인 불안과 혼란 속에서 이금희가 깊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됐어. 태진이를 믿어보자고.”
이미 식장을 잡았는데 지금 와서 중단하는 건 더 큰 망신이었다.
어떻게든 끝은 매끄럽게 정리해야 했다.
심가희는 초조하게 휴대폰을 꺼내 박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들려온 건 차가운 기계음뿐이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심가희는 말없이 고개를 떨궜다.
“이제 나까지 피하네...”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멀리서 심준영이 문 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뒤로는 심지은이 밝은 미소로 손을 들어 올렸다.
“가희 언니, 안녕하세요.”
하지만 심가희는 그 미소를 보며 복잡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잘못한 일도 없는 사람을 괜히 미워할 수도 없었기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뒤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바보야.”
하수혁이었다.
그는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곤 그녀의 뒤통수를 톡 하고 쳤다.
“아야!”
심가희는 머리를 감싸 쥐며 노려봤다.
하수혁은 그런 그녀를 무시하듯 앞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거기 가서 앉을래, 아니면 나랑 있을래?”
그 말에 심가희의 시선이 흔들렸다.
사실 그녀는 심준영의 약혼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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