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84화

박은영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 장내에서 박수가 우레처럼 터지더니 옆문에서 한 남자가 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 그 인물이 하태민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 박은영은 빠르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온몸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맺혀 손바닥에는 어느샌가 땀이 맺혀 있었다. 정말 하태민 교수가 행사에 와 있었다. 박은영의 곁을 지나치던 하태민은 그녀를 힐끔 보며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홱 돌리며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차가운 반응에 박은영은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태민이 착석하자 박은영은 고개를 살짝 돌려 자리를 확인해 보았다. 하태민 교수는 바로 유태진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서연주는 곁에서 우아하게 손을 내밀며 자신을 하태민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박은영은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주위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수군거렸다. “정말 교수님이 오셨잖아. 전에 들었을 땐 절대 안 오실 거라더니.” “그러니까. 원래는 안 오실 거랬는데...” 누군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유 대표가 연구 프로젝트에 400억을 투자했다더라. 그래서 지금 교수님까지 직접 오신 거래.” “아, 이제야 이해가 가네. 유 대표 여자친구가 지금 그 분야 종사자잖아. 국가급 연구자들이랑 엮이려고 그랬던 거겠지.” “연주 씨는 참 복도 많아. 여자친구를 위해서 400억을 척척 쓰는 유 대표를 남자친구로 두고 말이야. 지금껏 유 대표가 어떤 여자한테 이렇게까지 해줬다는 말은 못 들어봤는데...” 감탄과 부러움이 섞인 속삭임이 사방에서 끊임없이 들려왔다. 박은영은 그 말들을 똑똑히 듣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내리깐 채 생각에 잠겼다. 유태진이 서연주를 위해 썼던 400억 때문에 허태민 교수가 직접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었다. 박은영은 문득 예전에 외할머니가 운영하던 고급 레트로 호텔을 떠올렸다. 오랜 운영난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못했던 그때에도 유태진은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결국, 버티지 못한 그 호텔은 몇 년 전에 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