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박은영이 올렸던 게시물의 위치가 해성의 호텔로 떴던 탓이었다.
그렇게 결국 할머니에게 들킨 박은영은 당황한 나머지 어떻게 대답해줘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
“저희... 같은 행사에 참석 중이에요.”
박은영은 일부러 같이 왔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실제로 출발 직전까지만 해도 서로의 일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더구나 유태진은 자신이 아니라 서연주와 함께 온 것이었다.
그 사실을 차마 할머니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더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잘됐네. 둘이 거기서 며칠 더 놀다가 와. 신혼부부처럼 여행도 하면 정 붙이는 데도 좋잖아.”
박은영은 억지로 웃어 보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할머니는 아직 몰랐다. 서연주가 있는 이상, 유태진은 박은영에게 단 1분의 시간도 내어주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는 유태진이 묵는 호텔 방 번호를 모르고 있었다.
“태진이는? 왜 안 보여?”
잠시 고민하던 박은영이 대답했다.
“아직 밖에서 접대 중이에요. 호텔엔 조금 늦게 들어올 것 같아요.”
그제야 할머니는 미간을 찌푸리며 투덜댔다.
“접대는 뭔 놈의 접대야? 꼭 나가야 할 자리도 아니면서. 그럴 시간에 너 챙기는 게 훨씬 낫지!”
박은영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할머니.”
더군다나 지금 유태진이 하고 있는 일은 서연주를 위한 일이었다.
그러니 그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자리일 터였다.
“됐어. 그럼 나중에 태진이 들어오면 다시 전화해. 내가 한마디 해야겠으니까.”
할머니는 아무래도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그럼 그렇게 약속한 걸로 하고, 우리 아가는 이제 좀 쉬어.”
박은영이 거절할 틈도 없이 통화가 종료되었다.
그녀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ppt 정리에 집중했다.
—
리셉션 파티.
하태민은 아직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오늘 이곳에 온 이유도 유태진 때문이었다.
대담하고도 시원시원한 이 젊은이가 맘에 쏙 들었다. 게다가 국가 항공 우주 프로젝트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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