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2화
이번 일은 완전히 걷잡을 수 없게 커졌다.
아무리 수습하려 해도 이제는 도저히 덮을 수 없었다.
예식장은 한동안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있었다.
처음엔 사람들 대부분이 심준영이 돌아와 사과하고 형식적으로 혼인신고만 하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도망간 결혼식쯤은 잠깐 구설수에 오르다가 잊혀지겠지.’
하지만 그 예상은, 하수혁의 청혼... 아니, 신부 뺏기 라 불러야 할 그 장면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지금 언론은 들끓고 있었다.
심준영 한 사람뿐 아니라, 심씨 가문 전체가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모두가 이건 어디까지나 심준영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세상은 이미 변했다.
이제 더 이상 체면이나 의무로 혼인 관계를 이어가는 시대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행복을 지키는 선택과 그 용기를 더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심가희가 다른 남자를 선택했을 때, 누구도 그녀를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존경, 부러움, 통쾌함... 각양각색의 반응이 번개처럼 세상에 퍼져나갔다.
그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원래 ‘극 중 신랑 역할’을 맡기로 했던 남자는 입을 반쯤 벌린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럼... 내 역할은? 잔금은 받을 수 있겠지?”
박은영은 사람들이 떠나가는 방향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하수혁의 성격은 원래부터 직선적이고 과감했다.
때로는 무모할 만큼 거칠지만, 그 선택의 끝은 언제나 정확히 옳은 쪽을 향했다.
그래서일까. 박은영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은, 결국 용기 낸 사람들의 몫이라니까.’
...
심가희는 차에 올라타면서도 여전히 현실임이 믿기지 않았다.
하수혁이 그녀의 안전벨트를 매주며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톡 쳤다.
“주민등록증이랑 필요한 서류들, 바로 꺼낼 수 있어?”
“네?”
심가희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아... 네, 제 차에 있어요. 늘 가지고 다녔거든요.”
그건 사실이었다.
한때 로맨스 웹소설 중독이 걸렸던 그녀는, 늘 지갑 속에 주민등록증과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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