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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유수진, 예상치 못하게 생긴 아이

유수진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주이찬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더 이상 머물지 않고 호텔을 떠난 유수진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별장으로 돌아왔다. 진작부터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다. 별장은 한씨 가문의 소유였기에 떠날 것이며 아기방도 더 이상 꾸밀 필요가 없었다. 쨍그랑. 문에 들어서자마자 물컵 하나가 그녀의 다리 옆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유리 조각이 하얀 얼굴을 스치자 피가 한 방울 한 방울 흘러나왔다. 유수진은 약간 놀랐지만 금방 마음을 진정시키고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침부터 무슨 짓이야?”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부터나 말해. 유수진, 대체 무슨 생각이야?” 한경민이 소리치며 말했다. “문드래곤 출퇴근 기록에는 어젯밤 9시에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와 있는데 왜 밤새 돌아오지 않은 거야? 어디 갔었어? 네 신분이 뭔지 잊었어?” 유수진은 담담하게 얼굴을 닦았다. “화가 난 이유가 이것 때문이야?” 한경민은 유수진의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가정이 있는 여자가 외박하고 밤새 돌아오지 않다니, 네 행동이 정상이라고 생각해?” “정상적인 사람이면 누가 썩은 오이랑 결혼하겠어.” 유수진은 온몸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피로했다. 사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지쳐 있었다. “한경민, 오버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귀국한 지 일 년이야, 네가 이 집에 데려온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네가 더 잘 알겠지. 저녁에 집에 안 들어온 횟수는 너무 많아서 세기도 어렵네. 하지만 난 한 번도 따지지 않았어. 그런데 내가 단 하루 외박을 했다고 이렇게 화를 내? 지금 장난하자는 거야?” “너...” “우리 결혼, 이쯤에서 끝내자. 쇼윈도 부부라는 걸 연우가 알고 나쁜 것을 배울까 봐 걱정이야.” 유수진은 냉담하게 한경민을 밀어냈다. “그리고 지난번에 이혼하자고 했던 말, 진심이야.” “이혼? 누가 이혼 허락했는데?” 갑자기 문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쉰 살이 조금 넘은 남자는 고생을 많이 한 듯 꽤 나이 들어 보였지만 늠름한 기상은 여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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