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연우의 귀국

차에 올라탄 유명욱은 유수진 때문에 큰 충격을 받은 듯, 심장약 두 알을 삼키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는 화가 나서 말했다. “배은망덕한 년! 점점 더 반항적으로 변하고 있어. 일 년 동안 집에 안 들어온 건 그렇다 치고 오늘에는 말대답까지 해?” “유수진 성격이 원래 그런데 어쩌겠어요? 당신한테 이런 자식이 둘밖에 없는데 참고 넘어가야죠.” 나정희는 의자 등받이게 기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말뜻만 들으면 비꼬는 것 같지만 나정희에게는 별다른 신경질적인 기색이 없었고 그녀는 그저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유명욱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수진이가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는 거야. 공부든 피아노든 항상 최상위권이었고 나를 한 번도 걱정시키지 않았어. 걔도 한때는 내 자랑스러운 딸이었는데, 지금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 이제 컸다고 다 자기 생각이 있다는 거겠지.” 유명욱은 처음엔 유수진이 태어난 것이 달갑지는 않았지만, 차츰 그녀를 진심으로 아꼈다. 어릴 때부터 유수진은 유달리 유명욱이 자랑스러워하도록 뭐든 잘했고 그의 마음을 끄는 딸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유수진은 말수가 적어지며 내성적으로 변하더니 차츰 유명욱과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 꺼리곤 했다. 유명욱은 아빠로서 자신은 충분히 해줄 만큼 해주었다고 생각했다. 돈도 부족하지 않게 주었고 심지어 아이까지 허락해 주었지만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건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세형아, 예전에는 수진이가 너에게 많이 의존하지 않았니? 너와의 관계는 왜 이렇게까지 소원해진 거냐?” 순간 나정희의 눈빛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고 유세형은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 “이제 컸다고 자신만의 생각이 생긴 것 같아요. 아빠한테도 그런 식인데 하물며 저에게야 오죽하겠어요.” “허 참, 너무 내버려둬서 제멋대로 변해버린 거군.” 유명욱은 유수진이 주제를 모르고 날뛴다고 생각하며 냉소를 지었고, 나정희는 아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결국, 유수진의 이혼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