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불편한 식사
한편, 유수진이 다시 자리에 앉자 분위기는 다소 경직되었다.
주문 메뉴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어머니, 아버지. 수진이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 종일 주방에서 요리를 해서 약간 짜증이 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경민은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말을 하면서 유수진의 어깨를 감쌌다.
그녀는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 손길을 뿌리치려고 했다.
한성태는 그 모습을 눈치채지 못하였지만 양수희는 이내 알아차리게 되었다.
“결혼하고 나니까 이젠 와이프밖에 없구나. 예전에는 우리 아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었는데.”
양수희는 일부러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너희 둘만 잘 산다면 내가 억울한 것쯤이야 뭐 별거 아니다.”
양수희는 회사를 주름잡던 강인한 여성이었다. 한씨 가문의 주식을 장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임원들을 처리했는지 모른다. 그녀는 일 처리가 빨랐고 거침없었다.
지금 이렇게 나약한 척하는 건 그저 이간질을 하려는 것뿐이었다.
“밖에서는 내가 사람들을 압도하는 존재지만 우리 아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만 있다면 며느리한테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무 일도 일이 아니다.”
한경민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어머니를 쳐다봤다.
“어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한성태도 그녀를 위로했다.
“이 집안에서는 당신 말이 최고야. 누가 들어오든 그건 마찬가지라고.”
그건 유수진 같은 외부인이 어떻게 시어머니한테 눈치를 줄 수 있겠냐는 뜻이었다.
두 부자가 맞장구를 치는 것을 보고 유수진은 눈을 흘겼다.
“저희가 잘 사는 게 왜 억울하신 일인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억울하시면 저희 두 사람 이혼하겠습니다.
한동안 룸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양수희 부부는 놀랍기도 했고 불쾌하기도 했고 유수진이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한씨 가문과 유씨 가문은 실력이 막상막하이긴 하지만 유수진은 혼외자였다.
한경민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고 유수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생선찜을 맛보고 활짝 웃었다.
“생선찜이 정말 맛있네.”
식사는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