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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상대가 안 되지

유수진은 자리에 앉아 한경민이 악을 쓰며 물건을 부수는 걸 지켜봤다. 화가 나서인지 아니면 힘을 많이 써서인지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고 몸까지 파르르 떨었다. 그렇게 한참 분풀이하고 나서야 방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이제 들리는 소리라고는 한경민의 거친 숨소리뿐이었다. 그래도 유수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한경민이 이렇게 말했다. “말해봐... 내가 무엇을 하든 신경 쓰지 않을 거지?” 고개를 돌린 한경민의 두 눈은 무서우리만치 빨갛고 음침했다. “나는 그저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를 뿐이야.”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아니 사랑하는 거 알잖아. 그런데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고? 너 유학까지 다녀온 모범생 아니야?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몰라?” 한경민이 흥분하며 유수진의 어깨를 마구 흔들었다. 머리가 윙 해진 유수진은 그런 한경민을 힘껏 밀어냈다. “그만해.” 유수진은 이 상황이 그저 웃길 뿐이다. “욕심이 그렇게 많아서 쓰겠어? 한경민. 네가 원하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은 안 들어?” “밖에서 즐기는 건 즐기는 거고 집에서는 대접받고 싶다?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딨다고?” “난 그 여자들 안중에도 없어. 내가 좋아하는 건 오직 너뿐이야. 너뿐이라고.” 한경민이 발악했다. “대학교 다닐 때부터 너 좋아했어. 그때는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도 말이지. 네가 맞선 중이라는 거 알고 바로 집에 얘기했어. 유씨 가문에 연락해달라고.” “너랑 결혼한 거 오로지 이익때문이라고 생각해? 나 너 정말 오래 좋아했어.” 유수진이 전부 알고 있으니 한경민도 더는 참지 않고 그동안 참아왔던 화를 전부 쏟아냈다.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놀라기는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수진은 아무 표정이 없었다. 오히려 큰 우스갯소리라도 들었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나를 사랑한다는 사람이 혼인 신고한 첫날 다른 여자를 데리고 우리 신혼집에서 잠자리를 가져? 나를 사랑한다는 사람이 여자를 밥 먹듯이 갈아치워?” “그건 다 네가...” “그래. 내가 혼인 신고한 뒤로 잠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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