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황성민, 내 말 듣고 있어?”
진서아는 황성민이 자신의 말을 건성으로 듣는 것이 못마땅한 듯 그의 팔을 툭 밀쳤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황성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그만 좀 해.”
“내가 그만하게 생겼어? 모임에서 나온 뒤로 멍하니 딴생각만 하잖아. 남하연 생각하는 거지? 10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못 잊었어?”
“그 이름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말라고 했을 텐데.”
황성민의 목소리에는 오래도록 억눌러온 분노가 서려 있었다.
“내가 왜 못 해? 그때 나 아니었으면 너 진작에 그 계집애한테 휘말렸어! 우리 무려 10년을 만났는데... 어떻게 아직도 걔 생각을 할 수가 있어?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진서아가 울부짖듯 몰아붙이자 황성민의 가슴속에서는 설명하기 힘든 짜증과 피로감이 치밀어 올랐다.
10년 동안 그녀의 안하무인한 성격과 지독한 고집을 견뎌내는 것도, 이미 오래전부터 한계였다.
“그만하자, 지금은 너랑 싸우고 싶지 않아.”
“싸우기 싫다고 피하면 다야? 오늘 확실히 말해. 너... 나 아직 사랑하긴 하니? 아니면 여전히 남하연을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
그 순간 황성민이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하는 굉음과 함께 차가 길가에 급정거했다.
“마지막 경고야. 그만해.”
진서아는 그 기세에 움찔했지만 이내 자존심이 상한 듯 고개를 홱 돌렸다.
황성민은 한숨을 푹 내뱉으며 차 문을 열었다.
“너 먼저 들어가. 나... 혼자 좀 있고 싶으니까.”
“황성민!”
진서아가 다급하게 소리치며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황성민은 몸을 비틀어 그 손길을 피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차에 홀로 남겨진 진서아는 분노로 온몸을 떨며 옆좌석 매트를 쾅쾅 내리쳤다.
...
황성민은 목적지도 없이 밤거리를 헤맸다.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 아래 그의 그림자만이 고독하게 늘어졌다.
황성민의 머릿속은 온통 남하연의 잔상으로 어지러웠다.
그녀는 자신이 한때 평생을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던 여지이자 영원을 약속하며 곁을 내주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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