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그 후로도 황성민은 여전히 남하연의 뒤를 따라다녔다.
다만 이제는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기만 했다.
남하연은 제일 일찍 교실에 도착해 공부를 시작했고 쉬는 시간마다 책상에 엎드려 문제를 풀었다.
굳이 말을 섞지 않아도 그녀는 오직 공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황성민은 남하연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어떤 남학생이 몰래 그녀의 서랍에 편지를 넣어두는 걸 보면 가장 먼저 달려가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또 어떤 여학생이 일부러 남하연의 교과서를 숨겨놓으면 황성민은 그걸 찾아내 다시 서랍에 넣어두곤 했다.
그리고 진서아가 억울함을 못 이겨 남하연에게 시비를 걸려 할 때조차, 황성민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하연이랑 멀리 떨어져. 안 그러면... 진짜 가만 안 둬.”
진서아는 너무 분해서 목소리가 떨렸다.
“황성민, 너 도대체 왜 이래? 너 예전엔 하연이 제일 싫어했잖아!”
“예전엔 내가 눈이 멀었지. 지금은... 누구든 하연이 건드리면 절대 가만히 안 둬.”
진서아는 그의 단호한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눈물을 글썽이며 교실을 뛰쳐나갔다.
그 이후로는 다시는 황성민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았다.
황성민은 그렇게 소리 없이 남하연을 지켜줬다.
그녀의 성적이 조금씩 오르는 것도, 반에서 중간 정도였던 순위가 어느새 학년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가는 것도 그는 전부 알고 있었다.
...
그리고 수능은 예정대로 찾아왔다.
황성민은 시험장 밖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서 있었다.
그는 남하연이 가방끈을 고쳐 쥐고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눈에 담았다.
등은 곧았고 걸음은 망설임 없이 단단했다.
몇 시간 뒤, 시험장을 나온 남하연이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그제야 황성민은 가슴을 짓누르던 돌 하나를 조심스레 내려놓을 수 있었다.
성적 발표 날, 남하연은 그들이 한때 약속했던 명문대에 합격했다.
그 뒤 몇 년 동안 황성민은 마치 그림자처럼 남하연의 뒤를 따라다녔다.
남하연이 대학에서 문학 동아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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