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수능이 끝난 뒤, 남은 건 길고 긴 기다림뿐이었다.
한 달 후, 성적이 발표됐고 합격 통지서도 차례차례 도착했다.
반 친구들은 다시 교실에 모여 들뜬 얼굴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았다.
누가 어디에 붙었는지, 누가 장학금을 받았는지... 교실은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진서아는 황성민과 똑같은 명문대 합격 통지서를 손에 든 채 감격한 얼굴로 그에게 달려와 와락 안겼다.
“성민아! 우리 같은 대학교 간다! 이젠 영원히 함께할 수 있어!”
황성민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미소 지었다.
분명 기뻐해야 마땅한 순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허전했다.
황성민은 축하와 환호로 들끓는 교실 한복판을 천천히 훑어봤다.
아이들은 빠짐없이 모여 있었지만 딱 한 사람... 익숙하면서도 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들던 그 뒷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그때 품에 안겨 있던 진서아 역시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하연이는 왜 안 왔지? 설마... 대학에 떨어진 건가?”
황성민은 그 말에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알 수 없는 불편함을 꾹 눌렀다.
그게 단순한 짜증인지, 아니면 지독하게 신경 쓰이는 감정인지조차 정의하고 싶지 않았다.
“걔가 오든 말든, 대학을 가든 말든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앞으로... 다시 볼 일도 없을 텐데.”
지나칠 정도로 단호한 그 말투는 마치 남하연이라는 존재를 자신의 인생에서 통째로 도려내려는 듯했다.
황성민은 진서아의 손을 잡고 청담고등학교 교문을 나섰다. 그리고 그는 끝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
10년이라는 시간은 순식간에 흘렀다.
황성민은 더 이상 그때의 풋풋했던 소년이 아니었다. 이제 그는 재계에서 거물로 통하는 젊은 대표가 되어 있었다.
압도적인 부, 수려한 외모, 그리고 냉철한 판단력까지... 수많은 경제 잡지와 인터뷰 프로그램이 그를 섭외하기 위해 앞다투어 줄을 섰다.
지금 이 순간도 그는 강렬한 조명 아래 앉아 인기 경제 프로그램의 단독 인터뷰를 하는 중이었다.
몸에 맞춘 듯 완벽한 수트 핏, 흐트러짐 없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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