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전화는 또 뚝 끊겼다.
프런트 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강우빈을 힐끔 봤다. 딱 봐도 연인 사이에 말다툼이 난 모양이었다. 저렇게 잘생긴 얼굴 앞에서 이토록 매몰차게 굴다니 심은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강우빈은 그런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도시락을 내밀었다.
“가져다주세요. 따뜻할 때 먹게 하고 너무...”
더 붙이려다 괜히 잔소리처럼 들릴까 싶어 말을 삼켰다.
“네, 알겠습니다.”
프런트 직원은 얼떨결에 대답하고 손이 스치지 않게 조심스레 도시락을 받아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야근 시간이라 로비에는 프런트 직원 혼자뿐이었다.
강우빈은 휴대폰을 한 번 확인하더니 로비 소파에 앉아 이것저것 만지작거렸다.
28층에 도착한 프런트 직원은 노크하고 음식을 내려놓으면서 전할 말을 떠올렸지만 망설여졌다.
고개를 든 심은지의 차갑고 또렷한 눈빛이 마주치자 그녀는 겨우 한마디만 보탰다.
“대, 대표님... 따뜻할 때 드세요....”
누가 시킨 말인지는 끝내 밝히지 못했고 엘리베이터에 타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심은지의 분위기는 역시 압도적이었다.
심은지는 임신 중인 몸을 모를 리 없었다. 일부터 마무리한 뒤 도시락을 열어 챙겨 온 음식을 먹었고 다시 일에 몰두했다. 그러다 밤 열 시가 되어서야 불을 끄고 가방을 들어 퇴근할 채비를 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벽에 기대 앉아 있던 강우빈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타이핑하다가 문 쪽을 불쑥 올려다보고는 다시 내려다봤다. 마치 누굴 기다리듯, 곧 다시 시선을 들었다.
“퇴근했구나.”
한동안 엘리베이터만 힐끔거리며 심은지가 내려오길 확인하고 있었던 듯했다. 심은지를 보자마자 강우빈은 황급히 휴대폰을 넣고 다가왔다.
“배고프지 않아?”
그는 심은지의 안색을 유심히 살폈다.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세운 탓에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강우빈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야식 조금 먹고 갈래?”
“됐어.”
심은지는 강우빈이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잠깐 놀랐지만 금세 표정을 가다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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