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조현아는 임신 때 입덧이 심해 속이 자주 울렁거렸다고 했다. 남편이 밤에 몇 번이고 일어나 따뜻한 죽을 데워 주었고, 마시고 싶을 때 바로 먹을 수 있게 머리맡에 늘 두었다고 했다.
강우빈은 메시지를 끝까지 읽었다. 메시지 안에 적힌 배려 하나하나가 예전에 심은지가 자신에게 해 주던 것들이었다.
강우빈은 위장이 약해서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속이 쓰려서 새벽까지 끙끙거렸다. 그럴 때마다 심은지는 위약을 챙겨 주고, 밤을 새우며 해장국을 끓였다. 새벽 두세 시가 넘어 화장실을 오가도 심은지는 아직 등을 기대고 깨어 있었다. 강은우가 태어난 뒤에는 말할 것도 없었다. 심은지는 하루 종일 부자 곁을 돌보면서도 회사 자료까지 정리해서 건네고는 했다.
이후 한서연을 직접 비서로 세운 뒤에야, 심은지는 회사 업무에서 조금씩 손을 뗐다. 그래도 완전히 손을 놓은 적은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강우빈의 숨이 한순간 막히는 듯했고 가슴 한쪽이 쓰라리게 저렸다.
‘다 예전 일이었지.’
대영 그룹.
한참 조언을 보내고도 답이 없자, 조현아는 다시 모니터로 고개를 돌렸다. 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고 화면에는 이체 알림이 또렷하게 떴다.
강우빈이 또 200만 원을 보내온 것이다.
조현아는 눈을 크게 뜨고 이 돈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다. 받자니 양심이 쓰이고, 안 받자니 또... 마음이 이상했다.
“조현아 씨,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퇴근하세요.”
팀장이 다가와 말했다.
“네? 정말요?”
조현아는 놀람이 곧 기쁨으로 번졌다.
‘야근 안 해도 되는 거야?’
“그런데 말이죠. 조현아 씨, 대표님이랑 무슨 관계죠?”
팀장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왔어요. 앞으로 조현아 씨는 야근 면제랍니다.”
조현아는 얼버무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굳이 물어볼 것도 없었다. 아마도 강우빈이 시킨 짓일 것이다.
조현아는 자기가 성의 있게 강우빈의 질문에 잘 대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조현아는 강우빈에게 문자를 보냈다.
[대표님, 감사해요. 궁금하신 게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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