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한서연은 컵을 치워 들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소파에 얹어 둔 외투를 살짝 들어 강우빈의 몸 위에 덮어 주었다.
그 순간 강우빈이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한서연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한서연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대표님...”
“은지야, 나 속이 너무 쓰려. 배 좀 문질러 줘...”
강우빈은 붙잡은 손을 배 위로 가져갔고, 두 사람의 목소리가 거의 동시에 겹쳤다.
한서연의 목소리를 듣자 강우빈은 눈을 번쩍 떴다.
“왜... 너야?”
강우빈은 손을 홱 뿌리쳤다.
그러자 달아올랐던 한서연의 얼굴에서 금세 핏기가 사라졌다.
“대표님, 푹 쉬세요. 방해 안 할게요.”
한서연은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손끝에는 방금 닿았던 강우빈의 가슴 온기가 남아 있었다. 한서연이 문을 나서자 강우빈은 그제야 몸 위의 외투를 내려다보았다.
잠결에 강우빈은 상대가 심은지라고 착각했기에 그런 반응을 보인 거였다.
게다가 요즘 한서연이 예전에 심은지가 하던 일을 하나둘 대신했기에 심은지가 곁에 있는 착각이 자꾸 들었다.
점심 무렵, 한서연은 일부러 집에 들러 직접 끓인 죽을 들고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강우빈이 눈을 뜨자마자 한서연이 들어왔다.
“대표님, 죽이라도 좀 드세요.”
한서연은 죽을 내놓더니 자연스럽게 소파에 있던 외투를 집어 스팀다리미 쪽으로 향했다.
강우빈의 미간이 좁아졌다. 이건 너무 익숙한 손놀림이었고 기억 속의 심은지 모습과 겹쳐 보였다.
결국 강우빈이 입을 열었다.
“한 비서.”
“네?”
한서연은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
“옷은 거기 두고, 네 일 보러 가.”
“괜찮아요. 금방이면...”
한서연은 눈치를 못 채고 다리미 전원을 켰다.
그러자 강우빈의 목소리가 낮고 단단하게 떨어졌다.
“한서연, 선 넘지 마.”
한서연의 손이 멈췄다. 이건 절대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강우빈의 말투였다.
돌아서 보니, 강우빈의 눈빛은 예전처럼 차갑고 낯설었다.
“이것들 다 치워. 그리고 이런 죽이랑 차는 앞으로 가져오지 마. 한 비서가 할 일이 아니야.”
한서연의 눈가가 금세 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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