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화
강우빈이 거절하기도 전에 한서연이 재빨리 말했다.
“제가 도울게요. 대표님께서 서류에 사인만 해 주시면, 돌아오는 길에 제가 바로 갖다 놓을게요.”
강우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한서연은 그의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랐다. 서류에 도장 찍고 또 왔다 갔다가 할 번거로움을 줄이자는 뜻이었다.
강씨 가문 저택.
집에 도착하니 쌀은 이미 불려 있었고, 채소도 씻어 놓아 팬에만 올리면 되는 상태였다.
한서연이 부엌까지 따라 들어왔지만, 손을 댈 구석이 없었다. 며칠 새 강우빈은 기름을 달이고 채소를 넣는 동작까지 제법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자 한서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강우빈이 이렇게 계속 심은지의 밥을 한다는 건, 심은지가 그 음식을 실제로 먹고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한서연은 이미 강우빈이 자신에게 죽을 끓여 주었다는 내용을 모멘트에 올려 두었다. 게다가 그 게시물은 심은지만 볼 수 있게 설정했다.
한서연의 생각에는 심은지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강우빈이 만든 음식을 쉽게 입에 대진 못할 터였다.
며칠을 유심히 지켜본 끝에도 심은지가 음식을 먹는 걸 봐서는 자기 모멘트를 차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 눈 가리고 아웅 한다고 진실은 바뀌지 않는 법이야.’
게다가 한서연에게는 심은지와 친구인 다른 계정도 있었다.
보조 재료를 팬에 넣고 볶는 사이, 강우빈은 남은 서류를 훑어보고 이상이 없자 바로 서명했다.
“한 비서, 왔다 갔다 하느라 수고했어.”
“별거 아닙니다. 도와드릴 데가 없어서 아쉽네요. 저도 은지 언니를 위해 뭔가 하고 싶었거든요.”
한서연은 온화하게 웃으며 떠보듯 물었다.
“요즘 언니는 좀 괜찮나요? 임신 중이라 많이 힘들 텐데... 제가 가서 돌봐 드릴까요?”
강우빈은 한서연이 심은지의 임신을 아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이가 좋으니 개인적으로 연락했겠거니 했다.
돌봐 주겠다는 제안에는 순간 마음이 기울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냥 일에 집중해. 한 비서의 재능이 오히려 아까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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