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비명 소리가 뚝 끊기자 심은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차 문을 열고 올라타려 했다.
그러나 강우빈은 여전히 문에 손을 얹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미간을 찌푸렸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심은지는 비웃듯이 말했다.
“강 대표님, 빨리 애인 구하러 가셔야죠. 늦으면 괴롭힘당하잖아요.”
예전에도 한서연은 이런 수법을 수도 없이 썼다.
구조 요청 전화를 걸면 강우빈은 언제나 모든 일을 중단하고 달려가곤 했다.
강우빈은 그녀의 말을 듣고 또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하며 복잡한 눈빛으로 심은지를 바라봤다.
심은지는 답답한 마음에 차 문을 세차게 잡아당기며 짜증스럽게 쏘아붙였다.
“아직도 안 가고 뭐 해? 왜, 한서연이 매번 같은 수법을 써서 이제 질린 거야?”
강우빈은 한순간 그녀를 깊게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전화를 걸었다. 곧바로 긴 다리를 뻗어 옆 차에 올라탔다.
“부릉!”
시동이 걸리자마자 차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주차장을 벗어났다.
심은지는 반쯤 열린 차 문을 붙잡고 강우빈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다.
마음속에서 무슨 감정이 이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녀는 30초가량 멍하니 서 있다가 조수석에 올라탔다.
“시리야, 이준혁에게 전화해 줘.”
심은지는 주차장을 천천히 빠져나가며 망설임 없이 이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내 들려온 그의 목소리로 미뤄보아 다른 일로 인해 굉장히 바쁜 듯했다.
“고성시 건은 다음 주 월요일로 미뤄줘. 은지야, 강우빈이 이혼합의서에 도장 찍었어? 지금 어떻게 진행됐어?”
“준혁아, 이혼 소송해야 할 것 같아.”
심은지는 그가 바쁘다는 걸 알기에 격식도 생략하고 바로 목적만 말했다.
전화기 너머의 이준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짧게 대답했다.
“알았어. 내가 직접 맡을게.”
...
한편, 강우빈은 서둘러 한서연의 임대 아파트에 도착했다. 현관문은 붉은 페인트로 덧칠되어 흉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비켜! 오지 마! 흑흑...”
문은 이미 발길질에 부서져 있었고 건장한 남자 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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