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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저마다 신비롭고 이질적인 디자인을 보며 심은지는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오래도록 죽어 있던 마음이 다시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이제야 알겠어? 네가 얼마나 많은 걸 놓쳤는지.” 일러스트에 빠져들 듯한 심은지의 눈빛을 본 유수아가 옆에서 농담을 던졌다. “가자, 내 사무실로.” 심은지는 억지로 시선을 돌렸다. 전시 벽에 걸린 작품들은 그녀의 가슴속에 즉시 창작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두 사람은 회사 이야기를 나누며 사무실로 향했다. 심은지는 유수아의 취향대로 꾸며진 사무실을 바라보았다. 만약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가정주부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자신의 사무실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참, 부탁할 사람이 있어. 명문대 나온 아인데 잠재력도 있고 재능도 괜찮아.” 유수아가 자료를 꺼내 건네주며 설명했다. “집안이 좋지 않대. 아들만 중시하는 집이라 억척같이 공부해 대학에 붙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 졸업했다더라.” 심은지는 자료를 넘기다 손을 멈췄다. 낯설지 않은 느낌이 밀려왔다. “그 집에서 억지로 시집보내려 하는 건 아니겠지?” 유수아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 “아는 사람이야?” 심은지는 고개를 저었지만 머릿속에는 한서연의 얼굴이 떠올랐다. 예전에 대학을 막 졸업한 한서연이 이곳저곳 취업 문을 두드리다 번번이 거절당했을 때, 그녀를 면접 본 적이 있었다. 그때 한서연은 자리를 잡지 못하면 아버지에게 강제로 결혼 당할 거라고 털어놓았다. 두려움과 열등감 속에서도 뼛속 깊이 자리한 ‘지기 싫어하는 마음’은 분명히 드러났었다. 심은지는 동정심에 흔들렸다. 조건이 가장 나빴던 그녀를 뽑아 곁에 두고 처신하는 법을 하나하나 가르쳤다. 그러나 한서연은 그녀를 모방하고 대체하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사람 시켜. 조수 면접은 내가 따로 볼 거야.” 심은지는 단호히 거절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그녀는 같은 선택을 반복하지 않기로 했다. 유수아는 더는 묻지 않았다. 심은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 밤이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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