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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방도원은 전문적인 용어는 쓰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는 이미 많은 걸 파악했다. 결혼 7년 동안, 초반의 2년을 제외하면 심은지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어떤 여자가 그녀와 강우빈 사이에 끼어든 뒤로는 아이마저도 점점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건 심은지를 완전히 무너뜨린 최후의 일격이었다. 심은지가 아무 말 없이 있자 방도원이 부드럽게 말했다. “제가 그냥 은지 씨라도 불러도 될까요?” 그는 환자와 거리를 좁히는 걸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야 짧은 시간 안에 신뢰를 얻고 치료 과정이 원활해지며 성공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심은지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우울증이라는 건 병이라고도 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방도원이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마음속에 쌓인 감정들을 조금씩 흘려보내면 시간이 알아서 치유해 줄 겁니다.” 오늘 첫 상담이라 깊이 묻지 않았던 방도원은 강우빈이 정신적 외도를 한 것인지 육체적 외도를 한 것인지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심은지가 깊은 상처를 받았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심은지는 마치 이제 웬만한 일로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힘없이 웃었다. 두 사람은 몇 마디 인사를 주고받고 다음 상담 일정을 잡았다. 방도원이 수첩을 뒤적이며 말했다. “그럼 다음 주 목요일 오후에 뵐게요.” ‘목요일?’ 심은지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날은 강우빈과의 재판 전날이었다. 하지만 방도원은 워낙 예약이 많은 유명 심리상담사였다. 심은지는 자신이 특별대우 받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 방도원의 일정에 맞추기로 했다. 빌딩을 나서자 어느새 오후 네 시가 넘어 있었다. “후...” 마음속 응어리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니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그때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다. “배고프네.” 주위를 둘러보니 카페와 밀크티 가게, 24시간 편의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심은지는 잠시 고민하다가 예전에 먹어보고 괜찮았던 편의점 어묵 코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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