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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방도원이 문득 자부심이 묻어난 얼굴로 말했다. “우리 딸, 예쁘죠?” 잠시 멈칫한 심은지는 그가 말한 딸이 품에 안긴 고양이를 뜻한다는 것을 알고 순간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자랑스럽고 살짝 도도한 말투가 묘하게 어울렸기 때문이다. “삼아 정말 예쁘네요.” 심은지는 고양이의 턱 밑을 살살 긁어줬다. 삼아는 만족스러운 듯 그르릉 그르릉 소리를 냈다. 그 낮고 부드러운 진동이 신기하게도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심은지는 점점 더 마음이 편안해졌다. 처음엔 얼른 자리를 뜰 생각뿐이었는데 그 마음이 어느새 사라지고 없어졌다. 방도원은 가벼운 잡담을 하듯 어떻게 삼아를 입양하게 됐는지 이야기하다 슬쩍 물었다. “심은지 씨는 고양이 키워본 적 있으세요?” 그 질문을 계기로 두 사람은 예전에 키웠던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와 소소한 에피소드를 주고받았다. 방도원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는 마치 잔잔한 라디오처럼 들려왔다. “그럼 심은지 씨는 고양이를 안 키운 지 얼마나 됐을까요?” “12년쯤 됐네요.” “혹시 그 뒤로 다시 안 키우게 된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방도원이 말을 잠시 멈추었다가 부드럽게 덧붙였다. “제가 보기엔 심은지 씨는 정말 고양이를 많이 사랑하시는 분 같거든요.” 방도원의 말도 사실이었기에 심은지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매년 길고양이 보호 단체에 꾸준히 후원하고 있었다. 방도원은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천천히 본론으로 들어갔다. 심은지는 잠시 침묵하다가 마치 오랜 친구에게 털어놓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남편이랑 아이가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어서요.”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둘째라는 말에 방도원의 눈빛에 잠깐 놀라움이 스쳤다. 그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여전히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그녀의 가족 이야기로 화제를 옮겼다. 그렇게 대화는 점점 깊어지며 심은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강우빈과의 지난 일들을 하나둘 말하기 시작했다. 삼아는 어느새 그녀의 무릎 위에서 잠들어 나지막이 그르릉거리는 소리를 냈다. 시간이 흘러, 따뜻했던 물은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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