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여보세요, 아빠.”
강은우는 강우빈의 전화를 받고 살짝 죄책감을 느꼈다.
‘서연 이모가 어른들은 내가 공부 외의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고 했는데...’
“은우야, 저녁에 아빠랑 같이 엄마한테 도시락 전해주러 갈래?”
강우빈은 강은우가 이틀째 심은지를 못 만났다는 생각에 함께 가려 했다.
“아니요, 아빠. 혼자 다녀오세요. 엄마 방해하지 말고요.”
강은우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임신 중인 엄마가 기분이 안 좋으면 뱃속의 여동생도 잘 못 자란다고 했어.’
그 말을 들은 강우빈은 허탈하면서도 웃음이 났지만 그래도 아들이 엄마 편을 드는 모습이 고맙고 대견했다.
부자는 몇 마디를 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강우빈은 도시락을 챙겨 강씨 가문 저택을 나섰고 강은우는 운전기사의 차를 타고 심씨 가문으로 향했다.
심은지가 집에 없었기에 강은우는 괜히 민폐가 될까 싶어 준비해 온 과자를 내려놓고 곧장 되돌아왔다.
...
똑똑.
노크 소리에 멍하니 있던 심은지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들어와요.”
대표실의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 강우빈 대표님께서 보내신 도시락입니다.”
비서는 도시락통 두 개를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올려두고는 다시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사실 대표실 직원들 모두가 심은지와 강우빈이 도대체 무슨 사이인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처음엔 어마어마한 가격의 수입 과일이 매일 배달되어 오더니 요즘은 그 대신 더 정성스러운 하루 세 끼 식사가 배달되고 있었다.
게다가 몇몇 직원들은 심은지가 임신 초기 입덧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적도 있었다.
심은지는 한참 동안 도시락을 바라보다 천천히 일어나더니 통창 쪽으로 걸어가 창밖을 바라봤다.
회사 앞 도로에 주차된 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무의식적으로 배를 쓰다듬던 심은지는 방도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녀는 단지 오랫동안 자신을 억누르는 환경 속에 놓여 있어 심리적인 문제가 생긴 것이었지 강우빈은 그녀를 배신한 적이 없었다.
아마 방도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탓일까, 심은지는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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