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화
친구의 곁은 곁이었다.
심은지는 확실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다음 날, 해가 지고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유수아가 바쁜 일을 마치고 병원에 도착했다.
병실에 들어서며 심은지를 보자마자 불평부터 터져 나왔다.
“오늘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심은지, 너 얼른 나아서 돌아와서 나 좀 도와줘야 해.”
유수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 한쪽 구석에서 맑고 어린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무슨 일이에요? 제가 도울 수 있어요? 유수아 이모, 엄마한테 일 시키지 마세요.”
유수아는 고개를 돌렸고 언제 와 있었는지 강은우가 의자에 얌전히 앉아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유수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제 친구 심은지에게 앙갚음이나 하는 배신자 같은 큰아들이 말을 건네자 유수아는 저도 모르게 톡 쏘아붙였다.
“너 같은 작은 배은망덕한 애가 여기는 왜 왔니?”
말을 해놓고서 유수아는 자신이 너무 심했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입술만 한번 꾹 다물었을 뿐 굳이 덧붙여 사과하지는 않았다.
유수아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강은우가 이전에는 그 망나니 같은 강우빈을 도와 심은지를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늘 한서연 편만 들었지 않았던가.
이러니 배은망덕 소리를 듣는 것이 당연했다.
강은우는 배은망덕 네 글자에 눈빛이 순간 휙 돌았고 당장이라도 말대꾸하려는 기세였다.
그러나 문득 심은지의 무표정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그 기세는 순식간에 사그라지고 말았다.
강은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두 팔 사이에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유수아는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이 강은우를 울렸다고 지레짐작하며 어쩔 줄 몰랐다.
“어, 울지 마라. 이모가 일부러 널 욕하려던 건 아니고, 그냥 말이 헛나온 거야...”
강은우가 이렇게까지 마음이 여린가 싶었다.
강은우는 미동도 없었다.
유수아는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심은지를 바라보았다.
‘이걸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어서 방법을 좀 생각해 봐. 은우를 이대로 계속 울게 둘 수는 없지 않나. 나중에 의사나 간호사가 들어와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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