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화
“은지야, 조심해!”
부엌에서 막 나와 물을 따르려던 최미숙은 계단을 내려오던 딸이 발을 헛디디는 걸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전날 밤 거의 한숨도 자지 못해 멍하니 있던 심은지는 엄마의 날카로운 외침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난간을 붙잡아 겨우 중심을 잡았다.
“괜찮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침부터 정신이 그렇게 나가서야 어떡하니. 엄마는 심장 멎는 줄 알았어!”
놀라 계단을 뛰어오른 최미숙은 딸을 부축하며 얼굴을 살폈다.
“괜찮아요.”
심은지도 방금 일어난 일에 놀라긴 했지만 계단은 이제 겨우 두세 칸만 남은 상태였다.
진짜로 굴렀다면 큰일 날 뻔했지만 엄마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최미숙은 그녀의 두 눈 밑에 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을 보고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럼요. 진짜예요. 방금 그냥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라서 잠깐 멍했을 뿐이에요. 다음엔 안 그럴게요, 엄마. 걱정 마세요. 따님 멀쩡해요.”
심은지는 억지로 애교를 섞어 웃으며 엄마 어깨에 기대었다.
“엄마, 근데 아침에 뭐 하셨어요? 냄새 너무 좋아요. 나 배고파 죽겠어요.”
딸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걸 눈치챈 최미숙은 속으로는 걱정스러워 한숨을 삼켰지만 겉으로는 모른 척하며 부드럽게 웃었다.
“네가 좋아하는 닭고기죽을 끓였어. 많이 먹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심은지를 부축하며 함께 계단을 내려왔다.
“엄마, 나 진짜 괜찮아요. 이렇게까지 부축하면 내가 다 민망하잖아요.”
“뭐가 민망해. 넌 아무리 커도 엄마에겐 딸이야. 엄마가 딸 챙기는 게 뭐 어때서?”
최미숙의 말에 두 사람은 그제야 웃으며 식탁으로 향했고 식탁에는 심종훈도 이미 앉아 있었다. 세 사람은 오랜만에 평온한 아침 식사를 함께했다.
식사를 마치고 괜히 더 있다가는 표정이 들킬까 싶어 심은지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빠, 엄마. 저 다 먹었어요. 전 회사에 일찍 가볼 테니까 두 분은 천천히 드세요.”
“그래, 조심해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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