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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지각하고 조퇴했다고요?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 최미숙이 심종훈을 노려보았다. “걱정할까 봐 말 안 한 거야.” 심종훈은 어쩔 줄 몰라 했다. “말 안 해도 난 걱정돼요.” 최미숙이 그를 흘겨보다가 또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은지를 도울 수 있을까요? 내가 옆에서 같이 지내러 가야 할까요?” 최미숙은 심은지보고 집으로 돌아와 함께 지내라고 몇 차례 제안했지만 심은지는 단호히 거절했다. 혼자 사는 게 괜찮다고만 했다. 횟수가 잦아지자 최미숙은 심은지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기 위해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거 괜찮겠어. 내일 가서 물어봐. 은지가 동의하면 내가 짐 정리해 옮기는 걸 도와줄게.” 심종훈은 반대하지 않았다. 조금 아내가 그립긴 했지만 지금은 심은지의 건강이 가장 중요했다. “좋아요.” 최미숙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부부는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밥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했다. 그런데 막 도착하자 강우빈이 또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 대표님을 들이시겠어요?” 도우미가 물었다. “괜찮아요. 내가 얘기할게요.” 최미숙이 고개를 저으며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갔다. “어머님, 은지 있나요?” 한 손에는 선물 한 손에는 보온병을 든 강우빈이 최미숙을 보자마자 물었다. 며칠 동안 강우빈은 심은지를 한성 그룹에서 만나지 못했다. 24시간 대기시키던 운전기사조차 심은지에게 바로 돌려보내졌고 다시 보내면 경비원에게 출입 금지를 시키겠다는 경고를 받았다. 강우빈은 어쩔 수 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되니 심은지의 근황을 알아내기 더 어려워졌다. 간신히 주말을 맞아 집에서 대부분을 준비하고 저녁 시간에 곧장 물건을 들고 심은지를 만나러 왔다. 최미숙은 강우빈이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인연의 묘함을 속으로 한탄하며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늦었어. 은지는 친구들과 외출했어.” 강우빈은 말을 듣고 금세 시선이 어두워졌다. “그런가요?” “응. 나도 남편과 외출 준비 중이라 들어오라고는 안 할게.” 최미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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