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분명 엄마는 나를 그렇게 사랑했는데, 그토록 많은 걸 희생하며 돌봐줬는데, 나는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었던 걸까?’
‘그때 조금만 더 철이 들었더라면 오늘 자신이 병이 났을 때 엄마는 분명 곁에 있어 줬을 거야.’
‘아니, 엄마가 아직 곁에 있었다면 애초에 나는 아프지도 않았을 거야.’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미어졌다.
강은우의 눈에서는 마치 끊어진 실의 구슬처럼 눈물이 끝없이 떨어졌다.
최미숙이 달래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최미숙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강은우를 꼭 끌어안고 그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진정시켰다.
그렇게 그는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최미숙은 붓고 빨갛게 된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강우빈을 밖으로 불러냈고 다그치듯 물었다.
“은우의 위장 질환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강우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태어났을 때 검사에서 위장 질환이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후로 은지가 세심하게 돌봐줘서 한 번도 재발하지 않았죠. 그래서 나도 점점 잊고 있었어요. 은지가 떠난 뒤로는 일이 너무 바빴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은 한서연에게 은우를 맡겼습니다.”
그는 말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서연이 음식과 간식을 은우의 입맛만 맞춰주던 행동들이 결국 의도적인 것이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그녀는 심은지 곁에서 3년이나 지냈다.
심은지가 은우의 식단을 얼마나 신경 썼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강우빈은 그저 눈이 멀어 그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었다.
최미숙의 이마에 주름이 깊게 잡혔다. 그녀의 시선에는 불만이 스쳤다.
“결국 네가 무책임했던 거야. 나 기억 난다, 은지가 떠나기 전에 이미 너희 집에 가정부까지 구해놨잖아. 네가 조금이라도 신경 썼다면 은우의 위가 이렇게 망가질 일은 없었을 거야!”
고개를 숙이며 강우빈은 그대로 꾸지람을 받아들였다.
“어머님 말씀이 맞아요.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은지와 은우의 믿음을 저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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